공정위, '10년 된 항공 마일리지 소멸' 위법성 조사

입력 2019-09-16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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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 전경.(이투데이DB)

경쟁당국이 2008년 국내 주요 항공사들이 마일리지 약관을 개정해 소멸시효를 10년으로 제한한 행위를 두고 위법성 조사에 나섰다.

16일 공정거래위원회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현재 항공사 마일리지 약관상 유효기간 조항 등이 약관법에 위반되는 지 여부를 놓고 검토 중에 있다.

공정위는 올해 초 항공사 마일리지 제도의 전반적인 개선을 추진하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를 위해 외부 연구용역을 시행해 최근 결과물을 제출받아 분석하고 있다.

앞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2008년 항공약관을 변경해 소비자가 적립한 항공 마일리지 소멸시효를 10년으로 제한했다. 이에 따라 2008년부터 적립된 마일리지는 올해 1월 1일부로 소멸됐다.

공정위는 항공사가 마일리지 유효기간을 10년으로 설정해 놓고도 시효 정지가 가능한 상황에 대한 내용을 약관에 전혀 넣지 않고 발권 후 10년이 흐르면 무조건 시효가 지난 것으로 처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다.

그동안 시민단체에서는 항공사들의 마일리지 운영 약관은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한다'는 민법 제166조와 배치돼 부당하다고 주장해왔다. 유효기간 적용을 마일리지 적립 시점이 아니라 보편적으로 이용자가 사용 가능한 시점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공정위가 마일리지 소멸시효 제한이 소비자 권익을 침해하는 행위로 판단할 경우 시정명령과 고발 등 제재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

공정위는 마일리지와 현금을 함께 써서 항공권을 구입하게 하는 '복합결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마일리지 사용 범위를 넓힌다는 취지다. 이럴 경우 여행객은 현금으로 항공권을 구매하면서 모자란 일부를 마일리지로 채울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공정위는 신용카드로 쌓은 마일리지를 카드 포인트로 역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에서는 마일리지 소멸에 대한 공정위의 조사가 부당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당초 공정위의 '동의'를 받고 마일리지 시효를 만들었는데 이제 와서 불법 여부를 들여다 본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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