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 성폭행' 안희정 실형 확정…대법 "피해자 진술 신빙성 있어"

입력 2019-09-09 11:01수정 2019-09-09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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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무죄→2심 징역 3년6개월…성인지 감수성 고려

(사진=연합뉴스)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9일 피감독자 간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안 전 지사의 상고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안 전 지사는 2017년 7월~2018년 2월 호텔 등지에서 수행비서 김지은 씨를 10차례 성폭행 및 강제추행 한 혐의를 받았다.

재판에서는 피해자 등의 진술에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1심은 "성폭행 범행이 있고 난 이후 김 씨의 행동 등에 비춰 피해자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2심은 피해자의 진술에 일관성이 있고, 피고인을 무고할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하고 안 전 지사를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성차별적 요소를 감지해 내는 민감성인 성인지 감수성을 고려해 피해자가 처한 특별한 사정을 심리해야 한다며 안 전 지사에 대한 10개 혐의 중 9개를 유죄로 봤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10개 혐의(출처=대법원)

대법원도 원심판단이 옳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해자 등의 진술은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모순되는 부분이 없는 이상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는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며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는 만큼 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진술의 증명력을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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