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바이오 이정규 대표가 밝히는 1.5조 기술수출 원동력은?

입력 2019-08-2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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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인재 발굴ㆍ플랫폼 혁신 전략이 주효...국내외 네트워크 구축 통해 정보 접근성 높여"

▲이정규 브릿지 바이오 대표는 “1조5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 성사시킨 것은 역량을 갖춘 ‘인재’와 공동작업 및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IT솔루션’이 주요한 요인이었다”고 밝혔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이투데이DB)
이런 저런 악재로 침체 분위기였던 제약바이오업계에 지난 달 날아든 낭보가 있었다.

직원 수 18명의 바이오벤처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이하 브릿지바이오)가 창립 4년만에 독일계 글로벌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에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특발성 폐섬유증(IPF) 신약후보물질 ‘BBT-877’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었다. 특히 자체 개발이 아닌 후보물질을 들여다 개발단계를 높이는 NRDO(No Research & Development Only)의 새로운 사업 방식으로 업계 주목을 받았다.

무엇보다 이러한 빅 딜이 가능했던 요인은 내부에 있었다. 28일 경기도 판교 브릿지바이오 본사에서 만난 이정규 대표는 ‘인재’와 ‘IT솔루션’을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이 대표는 “글로벌 관점에서 역량을 갖춘 ‘인재’와 공동작업 및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IT솔루션’에 공을 많이 들였다”며 “이 두가지가 짧은 기간에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고 말했다.

◇글로벌 네트워크 통한 인재발굴=국내 제약바이오업계는 신약개발의 어려움을 인재 영입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이 대표 역시 새로운 분야에서 국내 인재 수급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미리 인지하고 인재 영입을 위한 다양한 소통창구를 열어놓고 있다. 개인 SNS를 활용하는가 하면, 국내에서 네트워킹 파티를 주최해 많은 업계 동료들을 초대하며 연결망을 넓혀가고 있다. 또한 해외시장을 무대로 다양한 전문가들과 관계를 맺으며 그 인맥 안에서 숨은 보석을 찾기도 한다.

이 대표는 “이러한 광범위한 네트워크가 인재발굴이나 제한적 정보를 발빠르게 얻는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해외 출장이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관계를 맺은 벤처캐피털리스트를 최근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등 지역을 막론하고 인재 발굴에 안테나를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신속·정확한 의사결정 위한 기업용 플랫폼 구축=이와함께 이 대표는 혁신신약 개발 역량을 최대한으로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 업무 시스템을 혁신했다. 해외 인재들이 국내에 거주하지 않고도 팀웍을 갖춰 효율적인 업무를 진행하기 위한 기반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외 어디에서든 실시간 공동작업과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도록 전세계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기업용 플랫폼 ‘MS Office’를 도입했다. 이 플랫폼은 해외 관계자들과도 원활한 소통을 통해 빠른 의사결정과 시간절약이 가능하며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 대표는 이번 빅 딜의 성과를 내는데 이 시스템이 큰 역할을 했다고 강조한다. 그는 “베링거인겔하임과의 딜을 성사시키기까지 단계별로 심도깊은 질문들이 많았다. 이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한 상세한 답변을 2~3일(보통 일주일 소요)내에 해결하기도 해 상대가 놀라기도 했다”며 “신속·정확한 시스템 구축은 앞으로 신약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힘주어 말했다.

◇인재발굴+IT솔루션=NRDO기업 역량↑=이 대표는 이러한 인재발굴과 IT솔루션 도입이 성과로 연결될 수 있는 연결고리들이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후보물질 발굴은 정보싸움이며, 혁신신약(First-in-class)후보물질의 경우 개인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결국 훌륭한 인재 영입은 좋은 팀을 만들고 이들의 외부자원을 통해 독보적인 후보물질 발굴이 가능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플랫폼 기반 업무시스템을 통해 한 달 연구개발비 20억원 중 최대 4억원을 개인별 결제 권한으로 넘겨 불필요한 시간 낭비와 책임감 강화에 초점을 맞추는 등 최적의 근무환경 조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브릿지바이오는 궤양성대장염 치료제 후보물질 ‘BBT-401’과 차세대 폐암치료제 후보물질 ‘BBT-176’ 등의 파이프라인으로 또 다른 빅딜을 준비 중이다. 이 대표는 “지속적인 라이선스 아웃을 통해 기업 기반을 다지며, 올해 말이나 내년 초까지 코스닥에 입성하기 위해 내달초 쯤에 성장성 특례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선진국에서 독자적으로 영업할 수 있는 글로벌 바이오테크 회사를 목표로 각 단계별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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