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 엄포에 잠잠하던 서울 분양권 시장 ‘들썩’

입력 2019-08-05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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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지 중심으로 7월부터 가격 치솟아… 신고가 속출

▲올해 분양권/입주권 전매 추이(단위: 건수, 자료제공=서울부동산정보광장)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예고하면서 새 아파트 공급 감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서울지역에서는 최근 1~2달 사이 전매제한이 풀린 분양권과 입주권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현황에 따르면 최근 서울지역 분양권(입주권 포함) 거래가 늘면서 해당 단지들마다 신고가 거래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 그라시움 분양권(전용면적 59㎡A)이 7월 초 9억8000만 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썼다. 지난해 9월 9억6000만 원까지 올랐던 분양권 시세가 올 3월 8억 원까지 떨어졌지만 최근 들어 회복세를 타며 최고 거래가를 경신한 것이다.

이 아파트 전용 84㎡도 저층 물량이 12억 원을 돌파하며 올 들어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해 9월 동일면적 물량이 12억5000만 원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저층과 고층의 가격 차를 감안하면 지난 해 하반기 수준을 회복했다는 평가다.

분양권 거래량 역시 크게 늘었다. 올해 1월 거래가 단 1건에 불과했지만 3월 들어 5건으로 늘더니 5월에는 19건으로 증가했다. 6월에도 17건을 기록했지만 단기간 급등세에 7월에는 6건으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성북구 장위뉴타운 분양권 시장도 비슷한 상황이다. 장위동 래미안장위퍼스트하이 전용 59㎡짜리 분양권은 7월 중순 7억1000만원에 최고가로 거래됐고 84㎡도 8억 원을 넘어섰다. 이 단지의 경우 5월부터 7월까지 분양권 거래 건수가 매달 10건을 넘고 있다.

서울 서부지역에서 입주를 앞둔 단지 중 가장 큰 단지인 양천구 신월동 ‘신정뉴타운 아이파크위브’(2020년 3월 입주)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5개월간 평균 6건이 매매 거래될 정도로 관망세가 짙었지만 이후 분위기가 크게 바뀌었다. 이 단지 분양권 거래 건수는 5월 18건, 6월 16건에 이어 7월에는 20건으로 확 늘었다. 이 기간 전용 59㎡~84㎡짜리 분양권 가격이 5000만~1억 원가량 뛰었지만 그마저도 주인들이 물건을 거둬들여 매물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신월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사겠다는 사람이 찾아와 집주인에게 전화하면 그 자리에서 2000만~3000만 원 웃돈을 요구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그마저도 물량이 없어 대기자들만 쌓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분양권·입주권들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일단 분양가 상한제 적용 대상에서 벗어나 있는 데다 새 아파트를 찾는 수요층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서울 내에서는 분양권의 희소성도 높은 상황이다.

지난 2017년 6.19대책에서 정부는 기존 강남4구(서초·강남·송파·강동구)로 한정했던 분양권 전매 제한(소유권 이전등기 때까지 전매 금지) 조치를 서울 전역으로 확대했다. 이후 서울에서 준공 전 분양권 상태로 거래 가능한 아파트는 32곳 밖에 안된다.

때문에 거래 자체도 늘어나고 있다. 1월과 2월 각각 103건, 73건에 불과했던 서울시내 분양권 거래량은 5월과 6월 각각 199건, 180건으로 2배 가량 늘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한일 경제 갈등으로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시기가 다소 연기될 것 같은 분위기이지만 향후 분양가 상한제 대상에서 벗어나 있는 분양권은 수요가 높을 수밖에 없어 강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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