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신흥국 가계부채, 세계 경제 위협…중국은 일본 버블기 수준

입력 2019-07-28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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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43개국 총 가계부채, GDP 60% 달해…선진국 가계부채 비율 낮아졌지만 신흥국은 올라

▲아시아와 세계 주요국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가로: 1인당 GDP(단위 만 달러)/ 세로: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추이. 기간: 2007~2018년. 왼쪽부터 태국 말레이시아 중국 러시아 한국 일본 독일 미국 싱가포르.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아시아 신흥국의 가계부채 급증이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가처분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일본 버블기 수준으로 올라 심각한 상태이며, 태국과 말레이시아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가계부채 급증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진단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데이터가 있는 세계 43개국의 총 가계부채는 2018년 말 기준 46조 달러(약 5경4487조 원)로, 이들 국가 총 국내총생산(GDP)의 60%에 달한다. 가계부채 대부분을 차지한 것은 주택과 자동차 대출, 신용카드를 사용한 차입 등이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계부채 비율에서 선진국과 신흥국의 양극화도 심해졌다. 선진국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금융위기 전인 2007년 말 시점의 82%에서 지난해 72%로 낮아졌지만, 신흥국은 23%에서 40%로 높아졌다. 중국은 이 기간 가계부채 비율이 34%포인트 상승한 반면 미국은 22%포인트 떨어졌다. 중국의 증가폭은 주요국 중 가장 컸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중국의 가계부채 급증 주원인은 주택이다. 중국은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하려는 정부의 의도로 집값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이쥐부동산연구소에 따르면 광둥성 선전 주민의 1인당 소득은 약 500만 엔인데 집값은 1억7000만 엔에 달해 집값을 연수입으로 나눈 비율이 약 34배에 달한다. 이는 일본의 6.3배(2017년 국토교통성 조사)와 미국의 5.7배(2016년 기준)를 크게 웃돌고 있다.

이는 개인소비 억제로 이어진다. 일본종합연구소(JRI)의 미우라 유지 수석 연구원은 “중국은 가계부채 증가로 소매판매가 침체하는 경향이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자동차 판매가 1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소비 부진을 시사하는 자료도 많다. 중국 정부는 소비 주도의 경제구조 전환을 목표로 하지만 가계부채가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일본에서는 주택 가격이 급증한 1980년대 가계부채가 세 배 가까이 늘어 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약 70%에서 120%로 높아졌다. 이는 버블 붕괴 이후 심각한 경기침체와 소비 부진을 초래했는데, 중국도 현재 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120%에 달해 일본 버블 시기를 연상케 한다.

태국과 말레이시아는 자동차나 주택 구입 열풍으로 가계부채가 팽창하면서 상환 부담이 소비 의욕을 억제하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태국 아유타야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태국 정부가 2011년에 내놓은 자동차 등의 구입 지원정책으로 가계부채가 부풀어 오른 것이 구조적으로 소비를 억제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70%에 육박해 일본(58%)과 유로존(58%) 등 선진국을 웃돌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정부가 주택 구입 촉진정책을 펼치면서 주택융자가 확대된 가운데 기준금리는 3%로 높은 편이어서 금리 부담이 가계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전망이다. 신흥국 입장에서 이는 금리 인하 여지가 생기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경제에 긍정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부채 팽창 상처를 더 깊게 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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