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 광역시장 선거서 또 야당 승리...에르도안 25년 수성 무너져

입력 2019-06-24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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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선거보다 더 큰 격차로 야당 승리

▲야당 공화인민당(CHP) 후보 에크렘 이마모을루 지지자들이 거리에 모여 있다. 이스탄불/로이터연합뉴스

터키 이스탄불 광역시장 재선거에서 야당이 다시 승리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현 대통령이 이끄는 정당이 25년간 독식해오던 구도가 깨지면서 터키 정치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이스탄불 시장 재선거 결과, 야당인 공화인민당(CHP) 후보 에크렘 이마모을루 전 베일리크뒤쥐 구청장이 54%를 득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권 정의개발당(AKP) 후보 비날리 이을드름 전 총리는 45%를 얻어 이마모을루에게 9%p가량 뒤졌다.

이번 재선거는 지난 3월 말 치러진 선거 결과를 무효 처리하고 시행됐다. 당시 이마모을루 후보는 1만4000여표의 근소한 차이로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집권 AKP당은 투표소 감시원의 자격요건 위반을 이유로 결과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터키 최고선거위원회는 이마모을루의 당선을 무효로 하고 재선거를 시행하라고 결정했다. 그 결과 다시 치러진 선거에서 이마모을루가 3월 말 지방선거 때 득표율 차이인 0.2%p보다 더 큰 격차로 승리를 거뒀다.

야당 후보의 당선을 취소하고 다시 실시한 선거에서 또다시 패배하면서 에르도안 정권이 입을 타격은 상당할 전망이다.

인구 1500만명의 이스탄불은 터키의 경제·문화 중심지이자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으로 평가받는다. 1994년 에르도안은 이스탄불 시장에 당선되며 터키 정치의 주인공으로 부상했다. 이후 이스탄불 광역시장직은 에르도안이 주도하는 정당이 독식했다.

그러나 20%에 달하는 인플레이션, 리라화 가치 하락 등 경제난, 잇단 테러, 쿠데타 사태, 대규모 난민유입 등이 이어지면서 에르도안 정권에 지지자들이 등을 돌렸다고 통신은 평가했다.

이마모을루 후보는 개표 결과가 발표된 직후 가진 연설에서 “이스탄불이 터키 민주주의 전통을 수호했다”며 “이 결과는 그냥 승리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고 선언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선거에서 이긴 이마모을루에게 축하를 보낸다”며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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