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휘는 회계감사비…대한항공, 1년새 258%↑

입력 2019-06-12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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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00개사 평균 45% 늘어

신외감법 여파로 상장사들의 회계감사 비용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많게는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비용을 지출한 곳도 있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코스피 상장사 100개사의 올해 1분기 감사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44.56% 늘었다. 코스닥 역시 21.00%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신외감법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이하 신외감법)’이 전면 개정되면서 외부감사인들의 책임이 강화됐다. 표준감사시간이 새로 제정되고 감사인 평가기준, 과징금 규정 등이 신설되면서 감사절차도 까다로워졌다. 새 회계기준(IFRS16)도 도입되면서 상장사들의 감사비용이 증가했다.

1분기 회계감사에 가장 많은 비용을 들인 기업은 현대자동차와 KT, LG전자, 한국전력 등이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올해 1분기 감사용역 보수로 30억 원을 지출했다. 이어 KT(30억 원), LG전자(29억3600만 원), 한국전력(28억6800만 원)이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는 7억3200만 원을 지출해 상대적으로 적었다.

코스피 시가총액 100위 기업 가운데 가장 적은 비용을 지출한 기업은 삼성화재(8300만 원), 웅진코웨이(9090만 원), 신한지주(1억200만 원)로 차이가 컸다.

코스닥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감사용역 보수를 지출한 기업은 CJ ENM으로 10억9700만 원, 이어 셀트리온헬스케어(6억7000만 원), 하림지주(4억8000만 원), 포스코 ICT(3억9000만 원) 순으로 많았다. 와이솔(1900만 원), 서부T&D(2600만 원), 동진쎄미켐(4100만 원), 지노믹트리(4500만 원), 아난티(4700만 원) 등은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을 지불했다.

눈에 띄게 감사비용이 급증한 기업은 경영승계와 관련해 관심이 집중된 한진칼과 대한항공이다. 지난해 1분기 4억6000만 원에 불과했던 대한항공의 비용은 올해 16억5000만 원(258%)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한진칼(222.22%) 역시 크게 증가했다. 이외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171.43%), 한온시스템(131.48%), GS리테일(116.31%) 등도 관련 지출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제약·바이오 업종의 감사비용 증가가 두드러진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항암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젬백스는 8000만 원에서 3억 원으로 275% 늘어났다. 셀트리온헬스케어도 3억80만 원에서 6억7000만 원(117.53%), 보툴리눔 톡신 제재를 개발한 휴온스(63.64%) 등도 크게 증가했다.

코스닥 상장사 관계자는 “지난해 1분기에는 자회사 11개에 대해 총 1400시간 감사를 받았고 이에 해당하는 비용을 지불했다”며 “올해는 10개에 대해 감사를 받았는데 감사 시간은 오히려 1600시간으로 늘어나 전년 대비 15% 비용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사 받는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스럽다”고 덧붙였다.

감사 시간도 평균 27% 길어졌다. 지난해 S-Oil은 감사 시간이 260시간이었지만 올해 930시간으로 4배 가까이(257.69%) 늘었다. 호텔신라(226.71%), 유한양행(168%), 한미사이언스(167.86%), LG유플러스(126.37%)도 3배 이상 증가했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부족한 인력으로 감사 시간을 채우기 위해 로스쿨 인턴을 뽑고 있는 상황”이라며 “인건비가 계속 늘어나면서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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