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사랑하는 피부과 의사 정운경”

입력 2019-04-25 19:02수정 2019-04-26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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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로 환자와 소통…아산병원 근무 시절 ‘로비음악회’ 이끌고 100여곡 직접 작곡

▲1년(2008~2009)간 서울아산병원 로비음악회에 참여한 정운경원장의 연주모습.
“피아노는 제 삶에 ‘활력소’이자 ‘평안함’을 주기도 하는 애인 같은 존재죠.”

피아니스트가 아닌, 35년간 피아노와 작곡을 곁에 두며 애정을 쏟아온 유앤정 피부과 의원 정운경 원장의 얘기다.

‘일탈(일상탈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하나로 음악을 즐기고 있는 정 원장은 지금까지 많은 피아노 연주와 100곡 이상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작곡하기도 했다. 전문가 못지않은 취미를 지닌 그의 병원에는 환자들에게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직접 선곡한 클래식과 뉴에이지 음악이 깔린다.

그가 이렇게 음악을 즐길 수 있었던 건 집안 분위기 때문이었다. 음악가가 많은 가족의 영향으로 4살 때부터 피아노 건반을 만지기 시작했던 그는 뛰어난 절대음감의 소유자로 동네에서 손꼽히는 꼬마 피아니스트였다. 학창시절 피아노와 관련된 활동을 이어간 그는 서울대 의대 재학 동안에도 서울대 피아노과 재학생과 함께 듀오로 편곡한 곡을 함께 연주하며 음악적 재능을 발휘하기도 했다. 또 CBS에서 진행한 CCM(기독교 음악) 콘테스트에서 작곡과 연주로 상을 받으며 재능을 키워나갔다.

특히 그는 가장 특별한 연주로 2009년 1년간 진행됐던 ‘서울아산병원 로비음악회’를 꼽는다.

정 원장은 “음악치료에 관심이 많아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되고 싶었지만 실제 의대 교육 동안 의사가 할 수 있는 음악 치료의 영역이 넓지 않았다”며 “하지만 충분히 음악으로 환자를 위로할 수도 있음을 깨닫게 되면서 아산병원 로비음악회에 직접 지원해 동요부터 클래식까지 다양한 곡을 다루며 환자들과 음악으로 소통했던 시간을 잊을 수 없다”고 회상했다.

그는 지금도 시간이 허락될 때마다 피아노 연습을 하며 작곡을 한다. 정 원장은 “학창 시절 공부를 하다가도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피아노와 작곡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지금도 수술이 많고 일적으로 마음이 힘들 때 일기를 쓰듯 곡을 쓰고 연주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들어볼 만한 곡을 추천하기도 했다. “순수해지는 느낌인 슈만의 ‘트로이 메라이’, 마음이 평온해지는 드뷔시의 ‘달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쇼팽의 ‘녹턴’ 등을 즐겨듣고 연주한다”는 그는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음악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원장은 “매일 똑같은 삶에 지쳐 있다면 악기 연주, 음악 감상 등 음악 관련 취미를 추천한다”며 “마음의 안정을 찾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원장은 한때 음악가의 길을 꿈꿨던 만큼 여전히 미래의 ‘소소한 일탈’을 꿈꾸고 있다. 그는 “피부과는 피아노 연주와 비슷하게 꼼꼼하고 세밀함이 중요한데 그런 점에서 피부과 의사를 천직으로 생각하며 많은 보람을 느끼고 있다”며 “몇 년 후엔 음악에 조예가 깊은 가족들과 함께 소박한 가족음악회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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