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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미국 이동통신시장 재편 야망 다시 멀어져…스프린트·T-모바일 합병 무산 위기
입력 2019-04-17 09:57
미국 법무부, 독점 우려로 승인 거부 가능성 커

▲스프린트의 마르셀로 클라우레(왼쪽) 회장이 2월 13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상무소위원회 청문회 도중 T-모바일의 존 레저 최고경영자(CEO)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독점을 우려한 미국 법무부의 반대로 현재 양사 합병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미국 이동통신시장을 재편하려는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의 오랜 야망이 다시 꺾일 위기에 놓였다.

소프트뱅크 산하 미국 이동통신업체 스프린트와 경쟁사인 T-모바일US의 260억 달러(약 29조5672억 원) 규모 합병 계획에 대해 미국 법무부가 독점을 우려해 승인을 거부할 가능성이 크다고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가입자 기준 미국 3위 이통사인 T-모바일과 4위 스프린트의 합병은 여러 측면에서 어려움에 직면했다. 그러나 현재 가장 큰 장애물은 법무부 산하 반독점 부서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법무부는 인수·합병(M&A)이 경쟁을 저해하는 경우를 가장 경계하고 있다.

이달 초 양사 관계자들과의 회동에서 법무부 관리들은 합병으로 탄생하는 새 회사가 시장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의구심을 표시했다.

T-모바일은 합병이 AT&T, 버라이존커뮤니케이션스 등 업계 리더들과 경쟁하면서 좀 더 좋은 5G 이동통신망을 빠르게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논리를 펼쳐왔다.

여전히 법무부는 물론 소비자단체와 의회 등에서도 미국 대형 이통사가 4개에서 3개로 줄어드는 것에 거부감을 갖고 있다.

이미 T-모바일과 스프린트의 합병 시도는 여러 차례 무산됐다.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는 2012년 스프린트를 인수하자마자 바로 T-모바일과의 합병을 추진했으나 반독점법 위반이라며 강한 거부감을 보였던 미국 법무부의 압박으로 무산됐다. 그 후에도 합병 논의가 오갔으나 양사의 이견을 좁히지 못해 무산됐다. 소프트뱅크가 지난해 경영 주도권을 T-모바일에 양보하기로 하면서 극적으로 ‘빅딜’이 성사됐다. 그러나 칼자루를 쥔 법무부가 거절하면 합병은 없던 일이 돼버린다.

존 레저 T-모바일 최고경영자(CEO)는 WSJ의 기사에 대해 트위터에 “첫 번째 단락에 요약된 이 기사의 전제는 간단히 말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절차를 존중하는 의미에서 추가 언급은 하지 않겠다”고 반박했다.

마르셀로 클라우레 스프린트 회장은 트위터에 “우리는 계속해서 규제당국과 합병 딜(Deal)을 의논하고 있다”며 “절차가 진행 중이어서 더 할 말은 없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일부 주 법무부도 연방정부와 비슷한 우려를 갖고 있으며 만일 연방정부 측이 합병을 승인하면 개별적으로 반대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양사는 올해 7월 전에 합병을 끝낸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당초 이달 말까지 합병을 완료할 예정이었으나 미국 정부의 거부 반응에 일정이 계속 연기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양사는 지난해 12월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국방부와 국토안보부가 위원으로 있는 감독기관인 ‘팀텔레콤(Team Telecom)’ 등 미국의 중요한 정부기관 2곳의 승인을 받았다. 스프린트가 소프트뱅크 자회사이고 T-모바일도 독일 최대 이통사 도이체텔레콤 산하에 있기 때문에 양사 합병이 미국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지 심사를 거쳐야 했다.

합병이 무산될 수 있다는 소식에 스프린트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최대 9% 폭락했고 T-모바일도 4%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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