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무상교육' 놓고 셈법 바쁜 대기업

입력 2019-04-1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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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금 지원 폐지로 비용 절감 기대… 노조가 다른 복지 요구할 수도

정부가 서민층, 중소기업 직원들의 학비 부담완화 취지로 고교무상교육을 시행키로 한 가운데, 대기업 노사가 이해득실 계산에 분주하다.

국내 대부분 대기업들은 현재 복지 차원에서 직원 자녀들에게 학비를 지원하고 있다. 고교 무상교육이 실시돼 정부로부터 학자금을 지원받게 될 경우, 기업들은 그 금액만큼 지원금을 줄이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실제 과거 참여정부 시절 중학교 무상교육이 시행되면서 상당수 대기업들이 중학교 학비 지원을 중단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가 지원하는 만큼 기업에서 당장 나가는 복지비용(재원)이 절감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직원들 역시 지원받는 교육비 규모에는 변화가 없지만 지출을 줄일 수 있다.

회사에서 지원받는 학비는 개인소득으로 포함 돼 세금 부과 대상이 되므로, 그만큼 세금(근로소득세)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사내근로복지기금을 통해 학비를 지원하는 기업의 경우 소득에 반영되지 않아 예외다.

물론 올해 노사협의에 따라 상황이 바뀔 수도 있다.

A 대기업 관계자는 “고교 무상교육 실시될 경우, 중복지원 할 수 없으니 노조가 다른 걸 요구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이 경우 지원 항목만 달라질 뿐 비용 절감 효과는 없어 조삼모사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B기업 관계자는 “외국에 나가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제도도 있으며, 일반 고교와 달리 예외적으로 수업료가 발생하는 학교(예체능)도 있기 때문에 학자금 지원제도 폐지에 대해서는 더욱 신중하게 논의해봐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당정청은 지난 9일 2013년부터 국정과제로 추진한 고교무상교육을 7년 만에 실시키로 했다. 고교 무상교육은 현 정부가 포용국가 실현을 위한 교육 분야 최우선 과제로 제시한 정책이다.

올해 2학기 고등학교 3학년부터 시행하고, 내년에는 고등학교 2∼3학년, 2021년에는 고등학생 전원을 대상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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