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중국 기업 회사채 디폴트 사상 최대

입력 2019-03-2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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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와 신용 여건 악화로 지난해 중국 기업 회사채 디폴트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CNBC방송은 20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최대 은행인 DBS 2월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중국 위안화 표시 회사채 디폴트 규모가 1196억 위안(약 20조 1693억 원)으로 전례 없는 기록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이보다 많은 1596억 위안을 기록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중국 기업들의 달러화 표시 회사채 디폴트도 비슷한 추세로 증가했다. 노무라는 “중국 기업들은 2017년까지 달러화 표시 회사채 디폴트가 없었지만 2018년 한 해에만 70억 달러(7조 8897억 원)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DBS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경기 침체 심화에 따라 전례 없는 기업 회사채 디폴트가 금융 시장을 강타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에너지 부문에서만 464억 위안의 디폴트가 발생했는데, 이는 전체 디폴트의 40%에 달하는 수준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만기를 앞둔 회사채만 3조5000억 위안에 달한다며 “중국 내 대출 여건 악화 등을 감안했을 때 디폴트 현상은 올해까지 연장될 것이며 전망이 매우 나쁘다”고 덧붙였다.

DBS는 높은 차입 비용도 중국 기업들의 회사채 디폴트를 심화시키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2017년 초 마이너스(-)3.1%에 불과했던 중국의 실질금리는 올해 1월에는 4.35%까지 치솟았다. 애널리스트들은 “인민은행의 금융 완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재융자를 위한 신용의 가용성은 여전히 빠듯하다”며 “이 때문에 중국의 상업 은행들은 민간 기업과 재정적으로 불안한 국영 기업에 대한 대출에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DBS는 “어려운 금융 조건으로 중국 기업들의 재정적 스트레스가 가중됐다”며 “채무 상환 능력에 빨간불이 들어왔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그림자 금융도 기업들이 사상 최대의 회사채 디폴트를 기록하는 데 영향을 줬다고 입을 모았다. 애버딘스탠더드인베스트먼트의 에드먼드 고 아시아 채권 투자 매니저는 “과거에는 그림자 금융에 대한 규제가 거의 없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면서 “중국 민간 기업들은 회사채를 발행할 수 없을 때 그림자 금융에 의존했는데 정부가 2017년부터 규제를 하기 시작해 이 지경까지 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네덜란드 자산운용사 로베코의 왕티엔시 애널리스트도 “그림자 금융 시스템이 중국 부실 기업들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에 상황이 악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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