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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일본화’ 불안 고조…투자자들, 걱정할 필요 없는 이유는?
입력 2019-03-20 16:37
유럽·일본, 낮은 인플레·저성장·고령화 등 공통점…독일 국채 유망·비관론 지나치면 작은 호재에도 주가 크게 반등

▲구매력 기준 1인당 GDP 추이. 단위 달러. 하늘색: 유로존/ 검은색: 일본/ 파란색: 미국. 출처 WSJ
유럽 경제가 ‘잃어버린 10년’에 빠진 일본과 같은 신세가 될 것이라는 공포가 다시 커지고 있다.

경제 저성장과 낮은 인플레이션에 유럽이 ‘일본화(Japanification)’할 것이라는 전망이 월가에서 다시 떠오르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런 공포 속에서 오히려 새로운 투자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개했다.

일본은 낮은 물가상승률을 끌어올리는 데 수년간 고전하고 있다. 일본증시는 30년 전 버블 붕괴 전 수준을 지금까지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유럽도 일본과 매우 유사하다. 일본은행(BOJ)과 마찬가지로 유럽중앙은행(ECB)도 오랜 기간 제로금리 정책을 유지하다가 이제는 마이너스 금리 상태이지만 아직 인플레이션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두 중앙은행 모두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성급하게 기준금리를 인상했던 경험이 있다. 또 일본과 유럽 모두 고령화가 성장 전망을 압박하고 있다.

투자자들에게는 이런 유사성이 의미 있지만 유럽 각국 정부와 시민에게는 차이점이 더 중요할지 모른다고 WSJ는 지적했다. 사실 일본의 경기회복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만큼 나쁘지는 않고 유럽 정책 대응도 일본과 전혀 다르다.

확실히 일본은 1990년 버블 붕괴 이후 ‘잃어버린 10년’에 빠졌으며 현지 은행도 심각한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인구 감소 영향을 배제하기 위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살펴보면 2000년 이후 일본은 구매력 기준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을 웃도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06년 이후로는 미국이나 영국보다도 빠르다. 일본 실업률은 어느 선진국보다도 낮은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정책 대응을 살펴보면 유럽은 2008년과 2010~12년의 쌍둥이 위기 당시 통화정책을 느슨하게 하고 재정정책은 긴축적으로 가져갔다. 일본은 정밀하게 살펴보면 정반대로 움직였다. 최근 20년간 일본의 실질 금리는 거의 플러스 상태였다. 즉 금리가 물가상승률을 웃돌았다. 반면 ECB가 지난 2011년의 잘못된 금리 인상에서 벗어나 금리를 낮추기 시작한 이후 유로존의 금리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을 넘어본 적이 없다.

이런 차이점에도 투자자들이 유럽이 일본처럼 장기 침체에 빠질 것으로 우려할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WSJ는 강조했다.

유럽 각국 정부는 경제를 살리고자 일본처럼 대규모 재정적자를 감당할만한 여력도, 그렇게 할 의향도 없다. ECB의 통화정책 화력도 제한돼 있어 새 위기가 오면 유럽이 디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유럽의 ‘일본화’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WSJ는 강조했다. 유럽이 일본처럼 장기 침체에 빠지면 독일 국채가 가장 유망한 투자처로 떠오를 전망이다. 독일 국채는 대표적인 안전자산 중 하나다.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수록 독일 국채 금리는 떨어지게 된다. 국채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독일 국채 금리는 현재 제로(0)%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일본의 경험을 비추어보면 금리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WSJ는 내다봤다. 유럽이 일본처럼 장기 침체에 빠질지는 아직 모르지만 유로존 해체라는 우려는 독일 국채 매력을 높이고 있다.

또 유럽 주식 투자자들에게는 일본화에 대한 지나친 우려가 좋은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비관론이 팽배하면 작은 호재에도 주가가 쉽게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은 1990년 이후 주가가 20% 이상 오른 해가 다섯 차례나 있었다.

유럽 투자자들에게 마지막 교훈은 금융주를 절대 사지 말라는 것이다. 일본 금융주의 총주주수익률은 1990년과 비교하면 약 79%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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