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정책보좌관 ‘내가 제일 잘나가~’

입력 2019-03-01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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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연구원장 14년만에 내부인사, 인사숨통 트고 이주열 총재 친정체제 강화 포석

한국은행에서 정책보좌관은 그야말로 잘 나가는 자리임을 또다시 확인시켜줬다. 주요 인사 때마다 역대 정책보좌관들이 줄줄이 승진은 물론 주요보직까지 꿰차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이주열 한은 총재가 친정체제를 공고히 하는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2014년 상반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후 신설한 정책보좌관들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줄줄이 핵심요직임을 꿰차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경제연구원장을 비롯한 후속인사에서도 정책보좌관을 역임했던 민좌홍·임철재씨가 각각 금융안정국장과 금융결제국장에 올랐다. 사진은 역대 정책보좌관들로 왼쪽부터 신호순 부총재보(1대), 박종석 국장(2대), 임철재 국장(3대), 이상형 국장(4대), 민좌홍 국장(5대), 이중식 국장(5대).
지난달 28일 한은은 신운 금융안정국장을 경제연구원장으로, 민좌홍 금융결제국장을 금융안정국장으로 이동한데 이어, 임철재 금융결제국 부국장을 금융결제국장으로 승진 발령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이는 지난달말 손욱 경제연구원장이 임기만료로 퇴임하면서 이뤄진 인사다.

한은은 14년만에 경제연구원장을 내부 직원으로 보임한 배경으로 최근 글로벌 경제환경이 급변하고 우리 경제 전반에 걸쳐 구조적인 변화가 진전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즉, 이론적·학술적 연구 외에도 다양한 경제현안을 분석하고 정책대안을 제시할 필요성이 한층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만 조직 구성원이 항아리형 내지 역삼각형으로 돼 있는 상황에서 인사 숨통을 트기 위한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실제 경제연구원장은 한은내 핵심부서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신운 신임 경제연구원장은 김중수 전 총재 시절 발탁돼 이주열 총재 취임 초까지 조사국장을 역임했던 인물이다. 경제학 박사로서 경제 전반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전문성을 인정받았지만, 조사국장 시절 한은의 물가전망 등이 크게 어긋나면서 입지가 줄었었다.

이 총재는 조사역량 강화를 이유로 외부인사인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을 조사국장에 앉혔고, 신운 당시 국장은 중국 북경사무소장으로 이동했다. 이후 이 총재의 1차 임기말이었던 2017년 10월 금융안정국장으로 복귀했었다.

민좌홍 신임 금융안정국장은 지난해 2월 기획재정부와의 국장급 인사 교류로 기재부 민생경제정책관에서 복귀하면서 5대 정책보좌관에 앉았던 인물이다. 이후 불과 4개월만인 그해 6월 금융결제국장을 맡은데 이어, 8개월만에 한은의 멘데이트(mandate·책무) 중 하나인 금융안정을 수행하는 금융안정국장을 맡게 됐다.

임철재 신임 금융결제국장은 민 국장보다 앞서 3대 정책보좌관을 역임했던 인물이다. 개인사정으로 오래 재직하지 못했지만 정책보좌관 재임시절이던 2017년 7월 1급으로 승진했다. 인사경영국 소속으로 잠시 물러나 있다가 최근까지 금융결제국 부국장으로 재직한 바 있다.

한편 정책보좌관은 이주열 총재 취임 직후인 2014년 상반기 새로 생긴 자리다. 총재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면서 각종 연설문 등 총재의 대외활동 등에 역할을 하고 있다.

초대 정책보좌관이었던 신호순 부총재보는 정책보좌관에 이어 금융시장국장, 금융안정국장 등 요직을 거쳐 2017년 9월 임원에 올랐다.

2대 정책보좌관은 현재 한은 핵심국인 통화정책국을 맡고 있는 박종석 국장이다. 박 국장은 올 5월과 7월 연이어 두 명의 부총재보가 임기만료로 물러나면서 그 후임으로 가장 유력시 되고 있다.

4대 정책보좌관은 이상형 금융시장국장이 맡았었다. 금융시장국은 신호순 부총재보와 현 조사국장인 이환석 국장이 거쳤던 요직이다.

커뮤니케이션 국장인 이중식 국장도 민좌홍 국장과 공동으로 5대 정책보좌관을 역임한 바 있다. 지난해 6월 6대 정책보좌관에 오른 홍경식 보좌관도 올 1월말 인사에서 1급으로 승진했다.

이와 관련해 한은 관계자는 “부서가 많지 않은데다 대상자들의 나이 등을 고려해볼 필요도 있다. (정책보좌관들이 잘나간다고) 그렇게 볼 필요는 없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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