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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유미의 고공비행] 7번째 LCC가 달갑지 않은 3가지 이유
입력 2019-02-18 18:06
산업부 차장

독일의 ‘게르마니아’ ‘아주르에어’, 스위스의 ‘스카이워크’, 리투아니아의 ‘스몰플래닛항공’ 등. 최근 파산 신청으로 운항을 중단한 유럽의 저비용항공사(LCC) 들이다. 이 밖에도 상당수 유럽 LCC들이 적자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이들의 재무 상황이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한 가장 큰 이유는 공급 과잉에 따른 수익성 악화다. 유럽 LCC 시장의 좌석수가 1년 만에 10% 이상 늘어나면서 항공권 가격까지 끌어내린 것이다.

유럽 LCC 시장 상황이 ‘남 얘기’라고 보기에는 우리와 비슷한 구석이 많다. 한국은 최근 10여 년간 6개까지 늘어난 LCC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부 노선은 이미 포화상태로 수익성 악화도 골칫거리다. 실제 지난해 상당수 LCC들의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일곱 번째 LCC가 출범을 앞두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르면 다음 달 내에 사업자 선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미 6개 LCC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항공사업 희망 신청서를 국토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 곳만 4군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무한경쟁 시대’라는 기대감보다는 ‘공급 과잉에 따른 과열 경쟁’이라는 우려감에 무게감이 더욱 실린다.

LCC업계가 가파른 성장을 이루며 시장 규모는 키웠지만, 경쟁 심화로 운임만으로는 수익 창출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 국내선의 경우 제주노선에 집중돼 있어 이미 레드오션이다. 국제선 역시 비행기를 대거 들여와 공급은 늘렸지만, 일부 주요 노선과 시간대에 몰려 있을 뿐 아니라 전반적인 국제 여객 성장세가 주춤해진 상황이다. 포화 상태인 LCC시장에 추가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예비 항공사들에 대한 업계 시선이 따가운 이유다.

국내 LCC들은 수익성 확보 차원에서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지만, 국제유가 급등 등 대외적인 변수에서 자유롭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다.

게다가 현재 후보로 등록한 LCC들의 사업성과 차별화 전략은 다소 부족함이 느껴진다. 후보 A사는 거창한 사업계획을 발표했지만 이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이 부재하며, 후보 B사는 해당 거점지역에 대한 승객 수요 기대감이 낮다. 경영진 리스크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후보 회사도 있다.

그렇다고 추가 LCC 진입을 막을 수도 없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시장이 혼탁해질 것”이라고 불만만 늘어놓을 때가 아니다. 생존을 위한 대안 마련이 불가피한 시점이다.

‘글로벌 LCC도 울고갈 차별화한 부가서비스 개발’ ‘차별화한 노선 및 수익 전략 수립’ ‘아웃바운드가 아닌 인바운드 수요 확대 전략 수립’ 등 여러 가지 대안들이 있을 것이다. 더 중요한 건 국토부의 역할이다. 경쟁력 있는 추가 LCC를 가려내는 혜안은 물론 현실성·실효성 있는 항공 제도를 지속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지난해 말 발표한 제도 개선안에 대해 “항공산업 발전보다는 모호한 기준과 과잉 규제로 항공업을 옥죄기 위한 수단”이라는 지적을 받았던 오명을 벗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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