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사업권에 ‘경쟁’이 생기려면

입력 2019-02-18 18:07수정 2019-07-3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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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주현 유통바이오부 기자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영업 허가가 올해로 끝나는 만큼 유통업계의 촉각이 곤두서 있다.

롯데는 1989년 역사 점용 계약을 맺고 영등포역에서 30년간 백화점을 운영 중이다. 이 점포는 롯데의 매출 상위 4번째에 해당하는 알짜 점포여서 새로운 업체가 들어설 경우 대한민국 유통업계의 판도를 뒤엎을 만하다.

유통업계뿐만 아니라 부동산업계 역시 관심이 높다. 집값 이슈와 맞물리면서 특히 서울 서부지역 주민들의 주목도가 높다. 백세권·몰세권 등 신조어가 등장하면서 백화점 브랜드까지 집값에 영향을 주는 세상이니 말이다. 인터넷 카페에서는 “롯데가 대체 부지를 사들이고 있다더라”, “구로 AK플라자 부지에 들어간다더라” 등의 소문도 돌고 있다.

그런데도 현장 분위기는 느긋하다. 사업자 선정에 속도가 붙어야만 백화점은 물론 점포 임대 소상공인들이 대비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지만, 아직 사업자 모집 공고조차 나오지 않았다. 실제 철도공단은 이달 중으로 서울역사와 영등포역사 사업자 공고를 계획했지만, 최근 이를 연기했다. 예상과 달리 국유재산특례제한법과 철도사업법 개정 통과가 지연되면서다.

현행법에는 기존 30년 대비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최대 10년 동안만 점포를 운영할 수 있고, 재임대도 불가능하다. 유통업체들이 매력을 느끼기 힘들다. 기존 사업자 역시 연장에 성공하더라도 인프라 투자에는 인색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9월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4인은 재임대를 허용하고, 임대 기간을 확대하자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하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개정안은 역사 입찰에 다양한 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유인을 제공한다.

하지만 계속된 국회의 파행으로 개정안은 발이 묶여 있다. 3월 국회마저 파행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개정안이 상반기 내로 통과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이럴 경우 롯데는 영등포점 '수성'에 한 발짝 다가가게 된다. 아무런 ‘경쟁 없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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