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성인’ 존 보글 뱅가드 설립자 별세…향년 89세

입력 2019-01-17 10:43수정 2019-01-17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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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가드그룹 설립자…“투자자 수익 우선”

▲존 보글. 로이터연합뉴스
금융회사가 아닌 투자자 이익을 우선시해 ‘월가의 성인’으로 불렸던 존 보글 뱅가드그룹 설립자가 16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향년 89세.

마켓워치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이날 ‘인덱스펀드의 아버지’, ‘세계 4대 투자 거장’ 등으로 불리던 보글이 미국 펜실베니아주 하버포드에 있는 자택에서 암 투병 끝에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보글은 1975년 세계 최대 뮤추얼 펀드 기관인 뱅가드를 세운 후 1996년까지 약 20년간 최고경영자(CEO)로 일했다. 당시 투자자들이 높은 비용을 내고 금융투자회사에서 주식 추천·중개를 받지만 수익은 내지 못하는 현실을 고민하다 저비용의 인덱스 뮤츄얼 펀드를 시장에 내놨다.

팀 버클리 뱅가드 최고경영자(CEO)는 “보글은 투자 산업의 역사뿐 아니라 셀 수 없이 많은 개인 투자자들의 삶과 그 아이들의 미래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뱅가드가 전 세계에서 운용 중인 자금 규모는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5조3000억 달러에 달한다.

보글이 1976년 처음 만든 인덱스펀드는 S&P500를 추종하는 상품으로 ‘뱅가드의 실험’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러나 당시 시장에서는 ‘보글의 바보짓’이라며 조롱받았고 처음 모집된 금액도 1100만 달러에 불과했다. 현재 ‘뱅가드500인덱스펀드’로 운용되는 이 상품의 운용 규모는 이날 기준으로 4410억 달러에 이른다.

보글의 전략은 “건초 속에서 바늘을 찾으려 하지 말고 그냥 건초더미를 사라”는 말로 대표된다. 패시브 투자 전략과 관련해 가장 많이 회자되는 설명으로, 한국에서는 ‘모든 주식을 소유하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저서에 잘 나타나 있다.

인덱스펀드의 가치를 알린 것 외에도 보글은 뱅가드가 중개인 없이 직접 투자자와 거래하도록 하면서 수 억 달러의 상품 판매 수수료를 회사와 투자자 모두가 아낄 수 있도록 했다. 뱅가드의 평균 비용 비율은 0.11% 수준이다.

보글은 뱅가드 CEO직을 사임한 후 1999년 보글금융시장연구센터를 설립해 현재까지 강연과 저술활동을 계속했다. 가족으로는 아내와 자녀 6명, 손자 12명, 증손자 6명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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