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이어 삼성까지...글로벌 IT 업계 실적 쇼크 이어지나

입력 2019-01-08 15:10수정 2019-01-0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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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에 기업 성장 둔화 뚜렷해져…소프트뱅크,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 투자 대폭 축소

애플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작년 4분기 실적 전망을 낮추면서 글로벌 IT 업계를 둘러싼 투자자들의 불안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8일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29% 줄어든 10조8000억 원으로 잠정 집계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보다도 18% 적은 것이다.

지난주 애플이 17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매출 전망을 하향 조정한 데 이어 삼성마저 부진한 실적을 예고하는 등 글로벌 IT 대기업들의 성장 둔화가 더욱 뚜렷해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진단했다.

특히 삼성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반도체 제조업체이면서 TV 등 다양한 기기를 생산하는 것은 물론 세계 주요 전자업체들에 부품도 공급하기 때문에 이날 실적 부진 경고음에 글로벌 경기둔화 공포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중국 무역 전쟁 불확실성 속에서 중국 경기둔화가 기업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풀이했다.

앞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매출 전망 하향 조정 주원인으로 미국과의 계속되는 무역 전쟁에 따른 중국 소비자들의 수요 약화를 꼽았다. 삼성은 중국을 직접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 사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CNBC방송은 삼성은 스마트폰과 데이터센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문에서 중국 업체들에 메모리칩을 판매하고 현지에 공장도 두고 있다며 미·중 무역 긴장이 삼성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IT 컨설팅 업체 무어인사이트&스트래티지의 패트릭 무어헤드 사장은 “일부 성장하는 분야도 있겠지만 과거처럼 성장세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국 불확실성이 핵심이다. 미국 정부가 중국에 부과하는 관세가 타격을 입히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은 7~8일 베이징에서 차관급의 무역협상을 벌였다. 류허 중국 부총리는 7일 이례적으로 회의장을 방문해 그만큼 중국 지도부가 무역 분쟁을 종식할 합의안 도출에 절실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전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중 양측이 핵심 의제에 합리적인 해법을 도출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지만 “우리는 협상 타결로 새로운 길을 갈지 아니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지를 놓고 진정한 양자택일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중국 측을 거듭 압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3월 1일까지 90일간의 협상 기간 중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2000억 달러 규모 대중국 수입품 관세율을 현재의 10%에서 25%로 높일 것이라고 엄포를 놓고 있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수개월간의 IT 기업 주가 폭락 직격탄을 맞고 있다.

WSJ는 소프트뱅크가 세계 최대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에 대한 추가 출자액을 20억 달러로 대폭 축소했으며 기존 160억 달러 투자계획은 철회했다고 전했다. 소프트뱅크 주가도 최근 3개월간 33% 떨어진 상황에서 투자를 적극적으로 할 여력이 사라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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