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경래 윈엔윈 대표 “세계 최고 양궁 제조 기술, 이제는 자전거 시장 노크”

입력 2018-12-17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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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자전거는 물론 한국 대표하는 스포츠용품 브랜드로 성장할 것”

▲박경래 윈엔윈 대표가 양궁을 배경으로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제공=윈엔윈)

“너무 빨리 원하던 목표를 이루고 나서 새로운 목표가 필요했다. 지금 생각하면 무모했지만 그렇게 시작한 것이 양궁 제조였다. 이제는 양궁과 자전거를 포함해 전 스포츠용품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를 만드는 게 목표다.”

17일 만난 박경래(62) 윈엔윈 대표의 목소리는 젊었다. 정확히는 목소리보다 말하는 태도에서 묻어나는 자신감이 그를 젊게 느껴지게 했다. 양궁 국가대표 선수, 코치, 감독을 거친 그는 1993년 양궁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의 나이 37세였다. 이미 감독으로서 1985년 세계 선수권대회,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올림픽 등에서 금메달을 딴 뒤였다. 박 대표는 “용기라기보다 무모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라며 “세계적인 활을 만들어보자는 마음이었다”고 회상했다.

당시만 해도 세계 양궁 시장은 100년 역사를 가진 미국의 호이트와 일본의 야마하가 양분하고 있었다. 윈엔윈은 고유의 기술력으로 일본의 야마하를 꺾었다. 2002년 야마하가 활 시장에서 물러날 당시 윈엔윈은 기술력으로 시선을 집중시켰다.

박 대표는 “지금은 ‘메이드인코리아’가 인정받지만, 27년 전에는 삼성, 현대도 세계적인 기업이 아니었다”라며 “더군다나 스포츠용품에 국내 업체가 진입하기는 어려웠고, 그런 상태에서 메이드인코리아 제품을 팔러 다니는 일은 매우 어려웠다”고 밝혔다.

박 대표에 따르면 현재 윈엔윈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50% 내외로 호이트와 1·2위를 다툰다. 그는 “유럽은 나라마다 점유율이 다른데 일본 국가대표들은 100% 윈엔윈의 제품을 쓴다”고 말했다. 이어 “양궁 선수권 대회를 보면 일본 선수들은 100% 윈엔윈 활을 쓴다”며 “미국 호이트에서도 처음에는 놀라워했다”고 밝혔다. 이어 “선수들은 성적에 따라 인생이 좌우된다”며 “우리 제품을 쓰는 이유는 딱 한 가지, 써봤더니 기록이 올라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윈엔윈이 일본 선수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배경에는 기술력에 더해 야마하 일본 공장을 인수한 점도 크게 작용했다. 윈엔윈은 야마하 공장을 발판 삼아 윈엔윈재팬을 세웠고, 그 뒤로 일본 선수들은 모두 윈엔윈의 제품을 썼다.

박 대표는 2011년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중소기업진흥공단(중진공)의 레저장비산업개발지원사업을 발판 삼아 자전거 시장에 발을 내디딘 것이다. 이 사업은 자전거, 해양레저장비 분야의 기술 개발과 맞춤형 사업화 지원으로 중소기업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케 하는 것이 목표다.

2014년부터 ‘위아위스’라는 이름으로 카본 자전거를 판매하게 된 박 대표는 “이제 시작이다. 올해 불경기에도 매출이 작년 대비 10% 성장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내 대표적인 자전거 업체인 삼천리자전거와 알톤스포츠는 올해 10%가량 매출액이 줄어들 전망이다. 반면 위아위스는 2014년 매출 10억 원에서 2015년 24억 원, 2016년 32억 원, 2017년 34억 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현재 위아위스의 카본 자전거는 국내 120개 대리점에 판매되고 있다. 내년부터 일본 시장에서 본격 판매된다. 일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뒤 유럽까지 뻗어 나갈 계획이다. 유럽 제패 뒤 궁극적인 목표는 중국이다. 박 대표는 중국 진출을 최종 목적지로 삼은 이유에 대해 “시장이 크다는 점이 첫 번째이고, 두 번째는 세계적인 브랜드들과 경쟁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의 야심은 자전거에 그치지 않는다. 그의 꿈은 양궁, 자전거를 포함해 전 스포츠용품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다. 그 길을 걷기 위해 당장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국가대표가 사이클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은 그동안 하계올림픽 사이클 종목에서 단 한 개의 메달도 따지 못했다.

박 대표는 “스포츠용품에서 명품의 조건은 세 가지인데 첫째는 원산지, 두 번째는 역사”라며 “나이키, 아디다스 모두 50년이 넘은 회사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세 번째는 마케팅 역량인데 ‘금메달’은 돈을 뛰어넘는 마케팅 효과를 가져온다”고 밝혔다. 그는 “양궁은 끈기가 필요한 종목이고 사이클은 공격적이고 다혈질적인 성격의 스포츠”라며 “한국이 사이클에서 메달을 못 딴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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