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 '연평균 성장률 7.9%' 아시아 신흥시장 공략

입력 2018-11-08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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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신흥 시장이 제약업계의 새로운 판로로 떠오르고 있다. 의약품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이들 지역과 지리적인 이점을 발판 삼아 제품 수출과 현지 공장 설립 등 활발한 진출에 나섰다.

8일 제약산업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최근 5년간 연평균 의약품 시장 성장률은 7.9%로 세계 성장률인 6.3%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인다. 아시아 시장은 선진 의약품 시장인 북미나 유럽보다 전체 규모나 1인당 의약품 소비금액은 적지만 수요가 발생하기 시작하는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아시아 각국 정부들의 의료 환경 개선 의지 및 투자 확대 등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전망된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세계 최초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는 7월 중국 2300억 원, 홍콩·마카오 170억 원, 몽골 100억 원대 수출 계약에 성공했다. 인보사는 사람의 정상 동종 연골세포와 세포 분화를 촉진하는 성장인자(TGF-β1)를 가진 세포를 무릎 관절강 내에 주사로 투여해 무릎 골관절염을 치료하는 유전자 치료제다. 코오롱생명과학은 바이오메디컬 허브로 자리 잡은 싱가포르와 홍콩에서도 해외법인인 코오롱 티슈진을 통해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아시아 수출국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아시아 시장의 성장세는 국내 제약업계의 글로벌 마케팅 전략에 큰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며 “중화권에 인보사 수출 계약을 시작으로 아시아 지역 진출 확대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수출을 대비한 국내 생산 공장도 증설 중”이라고 말했다.

보령제약의 고혈압 신약 ‘카나브’는 8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서 판매를 시작하며 동남아시아로 처방 국가를 넓혔다. 카나브는 안지오텐신수용체 차단제(ARB) 계열 고혈압 치료제로, 국내에서 고혈압 치료제(단일제)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이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론칭 심포지엄에는 현지 의사 300여 명이 참석하는 등 높은 관심을 얻고 있다.

일양약품은 역류성 식도염 치료 신약 ‘놀텍’을 중국, 캄보디아에 이어 몽골로 수출하면서 중앙아시아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놀텍은 약물의 효과가 24시간 지속하고, 초기 치료 효과가 기존 약물보다 빠른 3세대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다. 회사는 2027년까지 보장된 물질특허 기간 글로벌 시장을 확장시켜 나갈 계획이다.

제품 수출 외에 현지 공장을 설립하거나 현지 회사와 손잡는 방식을 통한 보다 직접적인 진출도 눈길을 끈다. 삼일제약은 2021년 완공을 목표로 베트남 호찌민에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우수의약품관리기준(GMP) 수준의 시스템을 갖춘 점안제 전문 생산공장으로, 생산한 제품을 한국과 베트남, 인근 동남아시아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에도 공급할 예정이다. 회사는 베트남 공장을 바탕으로 글로벌 안과제품 위·수탁생산 1위 사업자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대웅제약은 베트남 제약사 트라파코의 지분 일부를 인수, 트라파코 공장에서 대웅제약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트라파코는 대웅제약 제품을 위한 영업 및 마케팅 조직을 신설해 유통에 나선다. 대웅제약은 2013년 중국의 바이펑유한공사(현 요녕대웅제약) 인수, 2014년 인도네시아 조인트벤처 대웅인피온 설립 등 아시아 지역에서 자체 역량을 활용하는 성장 전략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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