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전범기업 책임 인정 대법원 판결에 한일 정상 간 만남 ‘패스’

입력 2018-11-07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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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아베 총리, 이달 각각 주요국 정상과 양자 회담...한일 정상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

▲일본 전범기업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강제징용 피해자들과 시민단체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활동가들이 31일 광주고등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제 강점기 조선인 징용피해자에 대한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우리나라 대법원 판결에 일본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양국 정상 간 외교가 영향을 받고 있다.

7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달 중순 각각 싱가포르와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한다. 이곳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각각 주요국 정상과 양자 회담을 할 예정이지만, 한일 정상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징용판결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 방침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정상회담을 해도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 측에서도 일본 측에 정상회담 개최 문제를 타진하지 않았고, 일본 측도 한국 측에 회담을 제안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대신 이들 국제회의 기간 아베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과의 정상회담을 조율 중인 것으로 보인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한일 간 대립을 부채질 중이다. 외교사령탑으로서 양국 간 이견을 조정하고 갈등을 최소화해야 하지만, 우리 대법원 판결에 대해 막말 수준의 비난을 하고 있다.

고노 외무상은 “한국 정부가 책임지고 징용피해자에게 보상해야 한다”거나 “어떤 나라도 한국 정부와 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등의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번 판결 이전부터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방침을 흘리면서 우리나라를 압박하고, 6일에는 우리 정부의 조선업계에 대한 공적자금 지원 문제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겠다고 했다.

이에 우리 외교부는 “최근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문제의 근원은 도외시한 채, 우리 국민감정을 자극하는 발언을 계속하고 있는 데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안을 정치적으로 과도하게 부각하는 것은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일본 정부가 명확히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같은 날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일본 정부가 (대법원 판결에) 강경하게 대응을 계속하면 우리 정부도 이에 상응하는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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