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증자·자사주의 배신...“주가 견인은 옛말”

입력 2018-11-06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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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급락장에 무상증자와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 방어에 나선 기업들이 크게 늘었지만 실제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조사됐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2개월간 ‘주가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이유로 무상증자를 시행한 기업이 10곳, 자사주 취득을 공시한 기업은 53곳이다. 증시가 큰 폭으로 조정을 겪으면서 기업들이 투자자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통상 무상증자는 새로 발행되는 주식을 기존 주주에게 무상으로 나눠주는 방식의 증자다. 유통주식 수를 늘려 수급을 개선하고, 투자자들의 기대심리를 자극하는 등 주주 친화적인 방법으로 알려졌다. 자사주 매입 역시 시중에 거래되는 주식을 감소시켜 주주가치를 높이고 수요를 늘리기 위해 활용된다.

그러나 최근 하락 증시에서 무상증자와 자사주매입 효과는 기대 이하다. 단기적으로 상승하더라도 원래 수준으로 되돌아 오거나 오히려 하락하는 기업이 대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9월 무상증자를 시행한 웹스는 권리락 이후 주가(2100원)가 직전보다 30.00% 하락했다. 피제이전자(-23.34%), 삼본정밀전자(-18.01%), 원익머트리얼즈(-13.86%) 등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자사주를 매입한 기업들 역시 눈에 띄는 성과를 얻진 못했다. 6일 종가 기준으로 웹젠 (-0.97%), 파트론(-1.47%), 넷마블(-1.28%), 모나미(-0.75%), 신일산업(-1.18%) 등 다수의 기업이 약세를 보였다.

증권가는 최근 주가 부양을 위해 무상증자와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현대건설기계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2일 현대건설기계는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980만 주 무상증자와 자사주 240억 매입을 공시한 바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사실 무상증자는 회계상의 처리변경에 불과하기 때문에 기업에 실질적인 변화가 생기는 것이 아니다”라며 “잉여금 계정이 자본금 계정으로 옮겨지는 것이기 때문에 주가 상승에 큰 효과가 없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자사주는 매입 후 소각을 해야 발행 주식 수가 줄어들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며 “그러나 우리나라는 자사주 매입이 소각으로 이어지지 않고, 회사 자산 계정에 남아있다가 시장에 다시 나오는 경우가 흔히 있어 효과가 없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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