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지는 신흥국 위기...월가도 휘청일까

입력 2018-09-0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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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 미국 경제와 시장에는 여전히 강한 신뢰…연준, 위기 차단 구원투수 역할 기대도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의 환전소에서 사람들이 거래를 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CNN머니는 신흥국의 위기가 미국 경제로 번질 위험은 낮다고 진단했다. 이스탄불/EPA연합뉴스
중국과 터키, 아르헨티나 등 잘 나가던 신흥시장에 경제 위기 폭풍이 덮쳤다. 신흥국 위기가 미국 월가로 번질 가능성에 대해 5일(현지시간) CNN머니가 집중 조명했다.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올해 들어 18% 하락하며 지난주 2년 7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터키와 아르헨티나의 통화 하락세는 지난달보다 다소 완화됐지만, 여전히 멈출 줄 모르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랜드화 가치는 미국 달러화에 대해 2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CNN머니는 신흥시장의 위기가 미국에서 시작했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위태롭던 신흥국 통화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전쟁은 신흥국 위기를 더욱 부채질 했다.

일각에서는 터키와 중국의 위기가 신흥국 전체로 전염돼 결국에는 월가마저 휘청이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마이클 애런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어드바이저스 수석 투자전략가는 “1997~98년 발생했던 아시아 외환위기 전염 악몽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당시 태국에서 시작된 외환위기는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한국으로 퍼졌으며 러시아와 중남미에도 타격을 줬다.

인도네시아와 브라질 등 일부 신흥국은 이미 흔들리고 있다. 인도네시아 증시는 이날 하루 동안 4% 가까이 급락했고 인도의 루피화는 연초 대비 7% 이상 떨어져 기록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브라질 헤알화도 올해 초보다 14% 떨어졌다. 아이셰어 MSCI 신흥시장 상장지수펀드(ETF)는 올해 들어 11% 폭락해 14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CNN머니는 미국이 신흥국 위기에 전염되지는 않을 것으로 자신했다. 미국 증시 나스닥지수는 지난달 말 사상 처음으로 8000고지를 돌파했고 S&P500지수도 최근 사상 최고 수준을 유지하며 미국 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반영했다. 리처드 터닐 블랙록 글로벌 수석 투자전략가는 “금융시장이 상반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미국 기업 이익 증가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은 신흥국의 경제 위기를 심화할 수 있다. 브렌트 슈테 노스웨스턴뮤추얼 선임 투자전략가는 “미 금리 인상이 통화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악순환을 만든다”고 경종을 울렸다. 미국의 공격적인 무역 정책은 중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거래하는 신흥시장에 부담을 안긴다. 미국의 7월 무역적자 증가 폭이 2015년 이후 최대치였던 것을 고려하면 앞으로 무역전쟁이 고조될 가능성도 있다. 슈테 투자전략가는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적자 증가 폭 확대를 패배로 생각할 것”이라며 “그들은 더 대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연준이 연쇄적인 금융위기를 막기 위한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슈테 투자전략가는 “연준이 신흥시장 위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그들은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런 투자전략가는 “경제 위기 전염에 대한 공포가 극도로 부풀려져 있다”며 장기투자자들에게 안심하고 신흥시장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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