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家 고작 4% 지분으로 그룹 전체 장악…"사익편취 우려"

입력 2018-08-27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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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개 재벌집단 내부지분율 58% 육박…현대글로비스 등 사익편취규제 사각지대 상장사는 27곳

▲공정거래위원회 전경.(이투데이DB)

총수 일가가 고작 4%의 지분 보유에도 불구하고 계열사 출자, 비영리법인, 임원 등을 통해 그룹(자산총액 5조 원 이상인 공시대상기업집단)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총수 일가 사익편취규제 대상회사의 총수 일가 지분율은 평균 52%에 달했으며 사익편취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회사 수는 현대글로비스, 이노션, KCC건설 등 총 376개사로 조사됐다.

참고로 사익편취규제 대상회사는 총수 일가 보유지분이 30% 이상(상장사 기준, 비상장사는 20% 이상)인 회사를 말한다.

사익편취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회사는 총수 일가 보유지분이 20~30% 미만인 상장사와 이들 회사가 50% 초과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를 뜻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7일 올해 5월 1일 지정된 60개 공시대상기업집단(소속회사 2083개사)의 주식소유현황을 분석·공개했다.

이중 총수 있는 집단은 52개, 총수 없는 집단은 8개다.

분석 결과 60개 공시대상기업집단의 내부지분율은 58.8%로 전년(57개 집단, 58.9%)보다 0.1%포인트(P) 감소했다.

동일인의 지분율이 0.3%포인트 감소하고, 계열회사 지분율이 0.2%포인트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내부지분율이란 계열회사 전체 자본금(액면가 기준) 중 동일인 및 동일인관련자(친족, 임원, 계열회사, 비영리법인 등)가 보유한 주식가액(자기주식 포함)이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52개 총수 있는 집단의 내부지분율은 57.9%로 전년보다 소폭 감소(0.1%포인트) 감소했으나 여전히 50%대의 높은 지분율을 유지했다.

내부지분율 가운데 총수 일가의 지분율은 4%에 불과했다. 구체적으로 동일인(총수) 2.0%, 총수 2세 0.8%, 기타친족 1.2% 등이다.

계열회사, 비영리법인, 임원, 자기주식 등의 총 지분율은 전년과 같은 53.9%로 나타났다.

신봉삼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총수 일가의 지분이 4%에 불과하나 계열회사 출자, 비영리법인, 임원, 자기주식 등에 힘입어 대기업집단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가 여전하다”고 말했다.

이어 “52개 총수 있는 집단의 자산총액(1743조6000억 원)은 국내총생산(GDP·17년 잠정치) 대비 100.8%에 달해 경제력 집중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또한 소유·지배구조 면에서는 소유와 지배 간 괴리가 과도해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 소수주주와의 이해상충 등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8개 총수 없는 집단의 내부지분율은 63.1%로 전년(8개 집단·63.1%)과 동일하다. 동일인(회사) 지분율과 자기주식이 각각 0.3%포인트, 0.1%포인트 감소한 반면 계열회사의 지분율은 0.4%포인트 증가했다.

52개 총수 있는 집단 소속 사익편취규제 대상회사는 전년보다 4개 늘어난 231개사(47개 집단)로 나타났다.

자산총액 5조~10조 원 미만인 공시대상기업집단(127개)과 자산총액 10조 원 이상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104개)를 둘로 나눠 비교했을 때 전자가 더 많았다.

사익편취규제 대상회사가 많은 집단은 중흥건설(35개), 호반건설(16개), 효성(15개) 등 순이었으며 사익편취규제 대상회사가 적은 집단은 삼성(1개), 신세계(1개), 두산(1개), 한진(1개), 금호아시아나(1개)였다.

사익편취규제 대상회사의 총수 일가 지분율은 평균 52.4%로 집계됐다. 총수 일가 지분율 분포를 보면 상장회사(30개)는 30~50% 구간(24개)에, 비상장회사(201개)는 100%(93개)에 가장 많았다.

총수 일가 사익편취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회사는 376개사(47개 집단)로 파악됐다.

이중 총수 일가 지분율 20~30% 미만 상장사는 27개사(19개 집단)로 이들 회사의 평균 내부지분율은 37.5%로 조사됐다. 총수 일가 지분율이 29~30% 미만인 상장사(7개)로 한정하면 평균 내부지분율은 55.87%였다.

27개사 가운데 이노션, 현대글로비스, 케이씨씨건설, 코리아오토글라스, HDC아이콘트롤스, 태영건설, 에스케이디앤디, 한화, 유니드 등 9개사는 원래 규제대상이었다가 지분율 하락 등으로 사익편취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입법 예고된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이 향후 시행된다면 총수 일가 지분율 20~30% 미만 상장사인 27개사는 규제 대상에 포함되게 된다. 개정안에는 사익편취 규제 대상을 현행 총수 일가 소유 상장사 지분 30% 이상에서 비상장사와 동일하게 20% 이상으로 일원화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총수 일가가 지분 20% 이상 보유한 회사의 자회사 수는 349개(47개 집단)이며 이 중 100% 완전 자회사는 220개에 달했다.

사익편취규제 사각지대 회사를 가장 많이 보유한 집단은 효성(27개), 유진·넷마블(21개), 중흥건설(19개), 호반건설(18개) 등 순이었다.

신 국장은 “2013년 도입된 사익편취 규제는 총수 일가가 직접 지분을 보유한 회사에 한해 상장·비상장사를 차등화해 제도를 설계한 결과 일부 지분 매각, 자회사로의 변경 등 각종 규제 회피 사례가 이어졌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선 현재 입법예고된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의 시행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52개 총수 있는 집단 가운데 삼성, 롯데, 한화, 미래에셋 등 12개 집단 소속 29개 금융보험사가 32개 비금융계열사(상장 10개·비상장 22개)에 출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상출집단 소속 금융보험사보다 공시집단 소속 금융보험사의 비금융계열사에 대한 출자가 대폭 증가(출자금 기준 전년대비 144.6%↑)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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