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년 만에 최악 폭염·탈원전에도… 블랙아웃 없었다

입력 2018-08-21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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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수급 예비율 안정적 10%대 유지… 기업에 사용제한 요청없이 수요 감당

올여름 111년 만의 사상 최대 폭염이 찾아온 데다 탈원전으로 전력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것이란 일부 주장이 사실상 해프닝으로 끝났다. 이번 달 17일(최고기온은 33.8도)을 기점으로 무더위는 꺾인 모양새며, 전력 예비율도 안정적 유지가 예상된다. 다만 빗나간 최대전력수요, 매년 되풀이되는 7~8월 국민 냉방권 요구 등에 대한 개선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달 17일 최대전력수요는 8029만㎾, 예비력은 1917만㎾, 예비율은 23.9%를 기록했다. 전날인 16일에도 최대전력수요는 8872만㎾, 예비력은 1122만㎾, 예비율은 12.6%로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다만 지난달 23일과 24일 전력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이틀 연속 역대 최대전력수요를 갈아치우며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3일 최대전력수요는 9070만㎾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예비력은 760만㎾, 예비율은 8.4%로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하루 뒤인 24일엔 9248만㎾로 역대 최대전력수요를 경신, 예비력은 709만㎾, 예비율은 7.7%를 보이며 국민과 전력 당국을 불안하게 했다. 이후 25~27일 예비율이 9%대로 한 자릿수를 보였으나 30일 이후 최대전력수요는 8000만㎾대, 예비력은 1000만㎾대, 예비율은 10%대를 보이며 안정세를 찾아갔다. 이달 13일, 14일 다시 최대전력수요가 9000만㎾대, 예비율이 9%대를 기록했지만 17일을 기점으로 사실상 올해 여름 전력 수급을 무탈하게 넘겼다는 평가다.

아울러 최대전력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원전 가동을 늘렸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정부는 전력 수급 안정의 기본 원칙은 동·하계 피크 시기 전 원전을 비롯한 발전기 정비를 최대한 완료하고 모든 발전기가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으로 사실과 다르고, 이는 탈원전 정책과도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통상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피크 시가를 앞두고 계획예방정비 등을 통해 발전소 이상 여부를 점검하고 전력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대비한다.

특히 애초 업계 등에서 우려한 급전지시도 정부는 시행하지 않고 올여름 전력수요를 감당해 냈다. 지난달 갑작스러운 역대 최대전력수요로 전력수급에 우려가 일어 급전지시 단행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휴가철을 앞둔 업체들의 막바지 조업 차질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해 산업부는 급전지시를 하지 않았다.

다만 최대전력수요 예측은 약간 빗나갔다. 산업부는 올해 최대전력수요를 전년 하계 최대인 8459만㎾보다 371만㎾ 증가한 8830㎾로 잡았다. 6월과 8월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고, 7월은 비슷할 것이란 기상청 전망에 근거한 것이다. 여기에 2014년 7605만㎾, 2015년 7692만㎾, 2016년 8518만㎾ 등 지난 몇 년간의 최대전력 수요 현황도 반영했다.

올해 7월 전력수급 관련 백브리핑에서 산업부 관계자는 “국민의 전력 사용에 불편이 없도록 전력 수급을 보수적으로 잡았다”고 말했다. 여기서 ‘보수적’은 최대한 많이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실제 최대전력수요는 9248만㎾로 정부가 예측한 8459만㎾보다 789만㎾ 많았다. 이 같은 오차를 막기 위한 보다 정확한 예측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아울러 올해 7~8월 한시적으로 전기료를 인하하기로 정부가 결정했는데 매년 이 기간 국민 냉방권을 위한 제도 개선이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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