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금리인상에 부정적…대미 강경 자세 유지

입력 2018-08-13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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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안정에 금리 인상 필수적인데도 “정치적 음모에 항복하지 않아”

▲12일(현지시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터키 트라브존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는 이날 금리 인상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트라브존/로이터연합뉴스
터키 통화 리라화의 급락에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기준금리 인상에 부정적인 생각을 유지하고 있어 자금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 북동부 트라브존에서 가진 연설에서 “내가 살아있는 한 금리의 함정에 빠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은 리라화 환율 안정을 위해 필수적이라며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으로 시장이 실망하면서 자금 유출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터키가 외교적인 문제로 미국과 대립하면서 10일 달러당 리라 가치는 전일 대비 20% 이상 급락해 사상 최저인 6.8리라까지 떨어졌다. 터키의 현재 기준금리는 17.75%지만 리라화 가치 하락의 영향으로 인플레이션율이 16%에 육박하고 있어 시장 관계자들은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중앙은행은 경기를 침체시키는 긴축 정책에 부정적인 에르도안 대통령으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의 정치적 음모에 항복하지 않겠다”며 강경 자세를 고수하고 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도 “정치적 주권을 포기하는 것인가”라며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을 택하는 방안도 거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터키에서 쿠데타 미수 사건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 중인 앤드루 브랜슨 목사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1일에는 터키 각료 2명을 대상으로 경제 제재를 부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터키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해 관세를 올리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대해 에르도안 대통령은 “테러 조직과 관계있는 목사에 대한 대가로 8100만 인구의 터키가 희생해야 하느냐”고 반발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금리 인상이 좌절되면 터키의 채권과 주식에서 자금 유출이 일어날 것이라며 유럽이나 다른 신흥국으로의 파급 효과도 우려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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