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위안부 합의' 日 출연금 10억엔 충당 위한 예비비 편성

입력 2018-07-24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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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말 '양성평등기금' 출연될 듯…화해ㆍ치유재단 후속조치 지적 나와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열린 제1324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참석자들이 일본대사관을 향해 소리치고 있다. (뉴시스)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에 따라 일본 정부가 내놓은 10억엔(약 103억원)을 한국 정부의 예산으로 대체하기 위한 예비비가 편성됐다. 이번 예비비 편성은 지난 1월 정부가 발표한 한·일 위안부 피해자 합의에 대한 후속조치다.

여성가족부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예비비 지출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예비비는 여가부가 운용하는 '양성평등기금'에 출연될 계획이다. 구체적인 집행 방안은 일본 정부 등과의 협의를 통해 마련될 예정이다.

양성평등기금 출연 시기는 이르면 7월말께 이뤄질 전망이다. 이남훈 여가부 권익정책과장은 통화에서 기금 출연 시기에 대해 "정부 부처간 공론이 있어야 한다"면서도 "국무회의를 통과했으니 빠르면 7월말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한·일 정부는 2015년 12월 28일 일본이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사업에 협력하는 것을 핵심 요건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강경화 외교부 장관 직속 위안부 TF는 "피해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정부 입장을 위주로 합의를 매듭지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가 출연한 10억엔을 우리 정부가 별도 자금을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고,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 지원'이 아닌 '한국 정부 지원'을 받게 한다는 내용이 담긴 위안부 합의 후속조치를 지난 1월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발표에 일본이 출연한 10억엔으로 설립된 화해ㆍ치유재단에 대한 후속 조치가 언급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화해·치유재단은 현재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위안부 피해자 추모 사업 등에 쓴다는 당초 계획은 잊혀진 상황이다. 현재까지 화해·치유재단이 생존·사망 피해자 위로금 지급 명목으로 사용하고 남은 기금은 59억여 원으로 알려졌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이날 논평에서 "화해ㆍ치유재단의 출연금으로 지급된 일본 정부의 위로금 10억엔과 분리될 수 없는 화해ㆍ치유재단에 대한 구체적 후속 조치가 언급되지 않은 것에 대해 심각히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해당 기금 반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 과장은 "화해·치유재단을 어떻게 운영해 나갈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는 없다"며 "일본 정부의 의견을 수렴한 후 재단 처리에 대한 추후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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