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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현의 경제 왈가왈부]① 美 국채 장·단기 금리차 11년 만에 ‘최저’…경기침체 서곡?
입력 2018-07-10 10:30   수정 2018-07-10 11:25
“연준 정책이 금리차 역전 불러” “美 경제 악화될 것” “장기국채 기간프리미엄 하락 탓” 금리차 의견 분분

미국 장단기 금리차가 30bp(1bp=0.01%포인트)를 밑돌며 11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실제 5일 현재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2.8333%, 2년물 금리는 2.5487%를 보이며 두 금리 간 차이는 28.46bp까지 좁혀졌다. 이는 2007년 8월 8일 21.26bp 이후 10년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통상 장단기 금리차 축소는 경기침체 가능성을 시사한다. 반면 미 연준(Fed)은 최근 경기호조와 물가상승을 이유로 금리인상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수익률곡선(일드커브, Yield curve)으로 표현되는 장단기 금리차와 연준 정책 간 엇박자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금리역전은 불황의 전조 = 일드커브란 만기별 채권 금리차를 도표로 표현한 것이다. 채권금리는 만기가 길수록 높아진다는 점에서 일드커브 역시 일반적으로 우상향한다.

즉, 금리의 기간구조를 설명하는 대표 모형인 기대이론에 따르면 장기채권 이자율은 장기채권의 수명기간 동안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단기 이자율들의 평균과 같다. 여기에 유동성 프리미엄이 붙으면서 정상적인 상태의 일드커브는 우상향하는 것이다.

장단기 금리차가 좁혀진다는 것, 즉 일드커브가 평탄화(플래트닝, flattening)한다는 것은 미래의 단기이자율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의미다. 결국 예상 인플레이션율이 감소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 금리차가 벌어진다는 것, 즉 일드커브가 가팔라진다(스티프닝, steepenig)는 것은 그 반대 의미다. 일반적으로 일드커브 플래트닝은 경기가 둔화될 것을, 스티프닝은 경기가 개선될 것을 의미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갑돌이가 갑순이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을 가정해 보자. 1년을 빌려줄 때 이자보다 2년, 5년, 10년으로 빌려줄 때 이자가 더 비싼 게 보통이다. 물가 상승분과 함께 빌려주는 기간이 길수록 갑순이가 떼먹을 수 있는 위험 등 향후 발생할지 모를 불확실성도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일드커브는 우상향하게 되는 것이다.

또 경제가 좋아질 경우 물가가 오르는 게 보통이다. 호주머니 사정이 나아진 갑돌이는 최신형 휴대폰도 사고 싶고, 쇠고기도 사먹고 싶어 할 것이기 때문이다.

사과 하나 값이 현재 100원이다. 갑돌이가 갑순이에게 1년 동안 1000원을 빌려주고 이자로 100원(이자 10%)을 받기로 했다면 갑돌이가 1년 후 받는 금액은 1100원이다. 1년 후 사과값이 그대로라면 갑돌이는 1100원으로 사과 11개를 살 수 있다.

반면 사과 하나 값이 1년 후 100원에서 110원으로 오른다면(물가 10% 상승) 갑돌이가 1년후 받는 금액 1100원으로 살 수 있는 사과는 현재 살 수 있는 10개와 같다. 지금의 1000원과 1년 후 이자까지 쳐서 받은 1100원이 같다는 말이다(이자가 10%이지만 물가가 10% 오르며 이자분을 모두 상쇄했기 때문). 갑돌이 입장에서 1년 후 사과 11개를 사기 위해서는 이자를 100원이 아닌 210원(21%)을 받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런 차원에서 보면 결국 경제가 좋아질 때는 금리를 더 올려 받을 수밖에 없고(장단기 금리차 확대, 스티프닝), 반대로 나빠질 때는 금리를 더 적게(장단기 금리차 축소, 플래트닝) 받거나 되레 빌리는 사람에게 금리를 얹어줘도(장단기 금리 역전) 되는 셈이다.

실제 과거 미국 장단기 금리차 역전은 불황의 전조였다. 실제 아시아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1998년과 2006년께 미국 장단기 금리는 어김없이 역전됐었다. 또 장단기 금리 역전 후 6~18개월 후 불황이 찾아왔었다.

◇최근 장단기 금리차 축소 불황이다 아니다 의견 분분 = 통상 단기 금리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장기 금리는 물가에 영향을 받는다. 이에 따라 최근 미국채 장단기 금리차 축소는 우선 가속화하는 연준의 금리인상을 원인으로 꼽는다.

연준은 2015년과 2016년 각각 한 차례씩 금리인상에 나선 후 2017년부터 금리인상을 본격화하고 있는 중이다. 0~0.25%이던 기준금리는 현재 1.75~2.00%까지 올라와 있고, 올해 금리인상도 당초 3회에서 4회로 늘릴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실제 최근 공개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보면 9월과 12월 FOMC회의에서 금리를 추가 인상할 확률은 각각 66%와 44.9%다. 이 같은 연준 정책기조는 금리 결정에 민감한 미국채 2년물 금리를 끌어올릴 수밖에 없다.

반면 장단기 금리차 축소를 불황의 전조로 보는 입장에서는 물가와 경기가 생각만큼 좋지 않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 미국 5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지수는 전년 대비 2.0%를 기록해 6년 만에 연준 목표치인 2%에 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물가 오름세가 생각보다 가파르지 않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홍춘욱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경기가 좋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경기민감물가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물가나 근원 물가는 오르지만 임금 하락에 경기민감물가는 오히려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성장률이 갈수록 낮아질 것이라는 점도 반영하고 있다고 봤다. 김선태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장단기 금리차 축소는 미래 미국 경기를 좋게 평가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 연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예상하고 있지만 내년은 2.4%, 2020년은 2.0%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금리차 축소를 달리 봐야 한다는 입장에서는 경기 요인보다는 장기국채의 기간 프리미엄이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박성우 흥국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장기 인플레 기대가 낮아지고 금융위기 후 누적된 선진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로 장기금리의 기간프리미엄이 하락하면서 장단기 스프레드를 축소시켰다”며 “경기가 나빠 장단기 스프레드가 축소됐던 과거와는 다른 관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간 무역분쟁이 가속화하면서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를 넘어 역전 가능성까지 있다고 봤다. 경기침체에 직면할 수 있다는 의미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무역전쟁은 글로벌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리는 것은 물론 신뢰 감소와 공급망 교란 등이 맞물리면서 심각한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김선태 이코노미스트도 “경제구조 자체가 과거보다 개선된 측면이 있다. 금융위기 때나 남유럽 재정위기 당시만큼은 아니더라도 위기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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