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소비자와 국민

입력 2018-05-23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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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우 ㈜박스오피스 대표

▲박정우 ㈜박스오피스 대표
광고에서의 크리에이티브는 창조(Create)가 아니라 발견(Finding)이라는 것이 다년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얻은 생각이다. 광고계에서는 전설적인 인물인 ‘윌리엄 번박’도 비슷하게 정의하였다.

생활 속에 실재한 ‘새롭지 않은’ 내용이나 경험, 인식 위에 의도하는 메시지를 ‘새롭게’ 조합하는 작업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소비자는 광고가 던지는 메시지에 공감을 느끼고 호의를 가지며 오랫동안 기억한다. 물컵을 던지며 다그친다고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모든 창의적인 것은 사람들 사이에서 찾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또한, 광고는 목표 타깃에 설득을 목적으로 기능하는 설득커뮤니케이션이다. ‘목표 타깃’이라 함은 이미 자기 제품에 충성도가 높은 소비자만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오히려 경쟁 제품 사용자를 끌어와야 하기 때문에 비충성 고객이나 잠재 고객을 염두에 두고 아이디어를 찾는다.

그리고 광고는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 아니, 말할 수 없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광고한 내용이 실제와 다르거나 과장이 있었을 때의 소비자의 반감과 기업에 대한 반작용은 상상외로 심각하다. 소비자는 똑똑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광고의 속성과 반대로 가는 모습을 우리는 매일 보고 듣는다. 정책과 비전을 상품으로 놓고 국민의 표를 사는 ‘정치 성수기’엔 더욱 그렇다.

충성 고객이 들어 좋아할 만한 말들만 쏟아내는 정치 언어들은 전형적인 생산자 입장의 일방 메시지이다. 사실인지 아닌지 모를 사실(?)들을 놓고 끝도 없이 진행되는 ‘주장’과 ‘부인’의 반복은 감동은 사치이고 공감을 일으키기는커녕 피로와 혐오를 부른다.

진실에 근거하여 사람과 생활 속의 언어로 우리 편뿐 아니라 상대편과 잠재 타깃에 말한다면 공감을 얻고 감동까지도 기대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거짓을 말할 때 태연하고 정말을 말할 때 흔들리는 세상’이라는 일갈에 수긍이 가면 안 되지 않을까?

똑똑한 소비자들도 물건을 살 때보다 국민으로서의 권리를 살 때 더 따져보고 검증하기에 꼼꼼해야겠다. 물건보다 권리의 값이 훨씬 비싸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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