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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바이오주] ‘바이블’ 논란에 ‘삼바’ 사태까지… 이젠 ‘옥석 가리기’
입력 2018-05-08 10:52   수정 2018-05-08 15:16

‘바이오 버블’ 논란으로 제약·바이오주의 조정 양상이 깊어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위반 의혹까지 제기되며 업종 하락세는 더욱 장기화될 전망이다. 남북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대북주가 강한 테마를 형성하면서 순환매 장세도 이어지고 있다. 바이오주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1분기까지 크게 상승한 후 조정권에 진입했다. 지난달 초 반등하기도 했지만, 4월 중순부터 하락 폭이 더욱 커졌다. 주목할 점은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가 글로벌 시장 대비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주가 상승에 비해 실적 등 밸류에이션이 과도하게 적용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잘나가던 바이오주 조정… 기업가치 입증 필수적 = 헬스케어 업종의 시가총액 비중은 반도체 다음으로 자리 잡는 등 최근 1년도 안 돼 증시 주도주로 성장했다. 다만, 대다수 기업의 주가가 기업 가치에 기반한 상승이 아니라 기대감을 앞세운 테마 투자에 의한 것이라는 점에서 과도한 상승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3일 40만 원대가 붕괴된 데 이어, 다음 날인 4일에는 35만9500원까지 추락했다. 지난달 10일 60만 원을 터치하며 거침 없이 사상 최고가를 찍었던 주가가 한 달이 채 안 돼 고점 대비 40.08% 하락한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하락은 회계처리 의혹이라는 뚜렷한 악재가 반영된 결과라고 해도, 한미약품, 한미사이언스, 대웅제약, 영진약품 등 코스피 의약품 업종 내 시가총액 상위 기업의 동반 하락세는 바이오주에 대한 기대 심리 약화를 보여주는 지표다.

대다수 바이오 기업이 시가총액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코스닥시장 상황도 다르지 않다. 올 초 16만 원을 돌파했던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가는 4일 8만2500원으로 마감하며 반토막 났고 신라젠, 메디톡스, 바이로메드도 상승세가 한풀 꺾이며 고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코오롱티슈진은 이달 2일 3만8000원까지 떨어지며 상장 이후 사상 최저가를 기록했다.

단기간 수조 원의 시가총액이 상승한 바이오주는 신약 개발 성과 및 실적 상승 등 기업 가치를 높여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하태기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임상 중인 파이프라인은 많지만, 아직까지 최근의 주가 상승을 증명할 신약 개발 케이스가 전무한 상황”이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혁신적인 신약도 없고, 상업성에서도 높은 시가총액을 설명할 만한 사례도 나오지 않아 주가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바이오주에 대한 피로감도 절정에 달한 상황이다. 실적보다 기대감에 움직인 전형적인 테마 장세로 이어지며 ‘묻지마 투자’가 횡행했고, 상승 기간이 6개월 이상 계속되면서 악재에 민감해지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바이오주의 실적과 비교할 때 주가가 상당히 높다는 것은 대부분 인정하는 상황”이라며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를 추구해 볼 때 주가는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이고,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변동성도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 옥석 가리기 본격화… ‘살아남을 곳은 산다’ = 바이오주의 조정 국면이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 속에서도 실적 우량주 및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의 주가는 크게 하락하지 않았다. 펀더멘털이 우수한 종목들의 주가는 상대적으로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이 일반적으로 하락 국면이 상승 기간보다 긴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바이오주에 대한 비중 축소 의견을 내면서도, 시가총액을 설명할 수 있는 소수의 종목은 살아남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금융감독원의 회계감리 이슈가 그 기준이 될 전망이다. 금감원은 지난달 12일 총자산에서 개발비 비중이 높은 바이오 기업 10곳을 대상으로 회계감리를 시작했다. 자산 대비 개발비 비중이 높은 회사, 자산화 시점이 상대적으로 빠른 기업들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연구개발(R&D) 자산화 비율이 높은 기업들이 타깃이 될 전망이다. R&D 자산화 비율이 높은 회사로는 셀트리온, 오스코텍, 랩지노믹스, 팬젠, 애니젠 등이 거론되고 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바이오 섹터 내에서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많은 기업들이 기술특례로 상장한 경우가 많은데, 이들은 장기간 영업손실이 발생해도 관리종목으로 지정되지 않는다”면서 “이러한 점을 감안해 일반 상장한 기업 중 R&D 자산화 비율이 높은 회사들은 다소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차바이오텍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결국은 R&D 비용 처리에 대한 보수적 회계 적용에 주목해야 한다”라며 “우리 바이오 기업이 글로벌 빅파마들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비싼 상황에서 변동성을 동반한 바이오 논란은 금방 끝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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