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새 공격 대상은 ‘원유시장’?…OPEC 비판에 유가 출렁

입력 2018-04-21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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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선거 의식한 발언 평가…수백 만 트럼프 지지자가 석유산업에 의존해 제 발등 찍을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무역 갈등을 벌이는 가운데 원유시장이라는 새로운 공격 대상을 찾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로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비판하면서 유가가 출렁거렸다고 20일(현지시간) 미국 CNN머니가 보도했다.

국제유가는 이날 트럼프 발언에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막판 매수세 유입에 소폭 상승으로 장을 마쳤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0.1% 상승한 배럴당 68.38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는 0.4% 오른 배럴당 74.06달러에 거래됐다.

OPEC이 감산 정책을 계속 밀어붙이는 가운데 베네수엘라와 리비아, 이란 등 주요 산유국의 지정학적 불안이 고조되면서 유가는 2014년 말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OPEC이 다시 그 짓을 하는 것 같다”며 “유가는 인위적으로 매우 높다. 이는 좋지 않고 받아들일 수 없다”는 트윗을 남겼다.

트럼프는 화석연료 산업을 옹호해왔으며 OPEC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돈독한 관계를 과시해왔다. 그런 트럼프가 갑작스레 OPEC을 공격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우디가 주도하는 OPEC이 공급 제한에 나서면서 유가 상승을 주도하는 것은 사실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의식해 공격에 나선 것 아니냐고 풀이하고 있다. 휘발유 가격이 급등하면 미국 유권자들이 대통령의 분노를 공유할 것이라고 CNN머니는 설명했다.

그러나 다른 한 편으로 살펴보면 수백 만 트럼프 지지자들이 텍사스와 오클라호마, 노스다코타 등에서 석유산업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 2014~16년 국제유가 폭락으로 미국에서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기업 파산이 일어났다. 트럼프 입장에서 최근 유가 회복은 오히려 환영할만한 일이다.

또 트럼프는 환경규제를 완화하면서 미국이 에너지 산업을 지배해야 한다는 어젠다를 펼치고 있다. 사실상 트럼프의 이날 발언은 그동안 자신의 행보와 대치되는 것이다.

헤지아이리스크매니지먼트의 조 맥모니글 선임 애널리스트는 “미국에서 석유를 생산하는 주는 트럼프의 주나 마찬가지”라며 “또 에너지 산업을 지배하려면 투자가 필요하고 그러려면 높은 유가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OPEC은 물론 트럼프 자신도 바로 최근 유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었다고 꼬집었다. 미국이 시리아를 공습하면서 발생한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이달 유가가 상승한 원인 중 하나였다. 아울러 트럼프는 이란에 다시 제재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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