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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기획_양성평등기업 (34)한세실업] “차·부장급에 女인력 대거 채용, 조직문화·이윤창출 ‘새바람’”
입력 2018-04-06 10:11
이송희 컴플라이언스 본부장(상무이사)

“여성이 경력을 단절하지 않고 계속 일하려면 회사와 가정생활의 경계를 구분 지을 줄 알아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방향을 틀어 과감한 도전을 감행할 결단력과 용기도 필요하죠. 지속적으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찾고 고민해야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이송희 한세실업 컴플라이언스 본부장은 여성이 사회에서 경제활동을 하면서 성장하려면 한 가지 영역만 고집하기보다 상황에 따라 변화를 받아들일 줄 아는 유연함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성이 생애주기별로 겪어야 하는 임신과 출산, 육아로 인한 삶의 변화 속에서 견뎌내려면 자신을 지탱하고 위기로부터 회복하는 힘인 회복탄력성을 길러야 한다는 의미다.

이 같은 조언은 이 본부장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이 본부장은 고려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1985년 무역회사 pbms에 입사해 16년간 영업본부에서 경험과 실력을 쌓으며 영업전문가의 꿈을 키워왔다. 하지만 마흔이 되던 2001년 컴플라이언스 업무를 자원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고 2010년에는 한세실업으로 자리를 옮겨 17년째 컴플라이언스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제가 한세실업에 합류한 지도 어느덧 7년의 세월이 흘렀네요. 영업본부에서 20~30대 젊은 시절을 치열하게 보냈는데 결혼 후 둘째 아이를 키우면서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를 돌봐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고민을 하게 됐죠. 아들이라 그런지 손이 많이 가더군요. 긴 망설임 끝에 경력단절 대신 출장이 적은 지원부서인 컴플라이언스팀에 자원했죠.”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본부의 역할은 준법감시인으로서 국내외 생산시설을 모니터링하며 현지 국가의 노동법과 환경법에 맞게 근로자의 인권과 근로 환경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관리·감독하는 것이다. 또 생산시설의 사회적·환경적 위험요소를 파악하고 실질적인 해결 방안과 개선안을 찾아 근로자들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일을 한다.“마흔에 갑작스레 전공을 바꾸려니 적응이 쉽지 않았죠. 처음 1~2년간은 계속 갈등 속에서 살았어요. 늘 가슴에 물음표를 달고 살았죠. 다시 내 전공을 살리기 위해 무언가 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내가 선택한 길이 맞는지 고민했죠. 아이 때문에 전공을 바꿨지만 그 덕에 33년간 지속적으로 사회생활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감사해야 할 일이죠.”

이 본부장은 자신의 경험을 후배들과 나누는 것을 즐기고 의미 있는 일이라고 여긴다. 일과 가정을 병행하며 꿋꿋하게 길을 걸어왔던 선배로서 후배들의 현재 어려움을 공유하며 ‘포기하지 말라’는 독려도 아끼지 않는다.

한세실업도 여성 근로자가 늘고 중간관리자급 여성 인력이 외부에서 다수 영입되면서 사내 분위기가 최근 몇 년 사이 확연히 달라졌다. 섬유·의류 회사이지만 제조업 중심이다 보니 특유의 보수적인 조직문화가 존재했으나 인력구조 변화가 조직문화 개선의 물꼬를 텄다.

“3~4년 전부터 차부장급 여성 인력들을 대거 채용했어요. 의류산업은 섬세함과 꼼꼼함을 요구하는 산업인데 이런 업무 수행 능력은 여성 인력이 상대적으로 남성 인력보다 좀 더 적합하다는 판단에서였죠. 고객사인 미국과 유럽, 일본, 바이어들과 외국어로 소통해야 하기 때문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외국어 능력에서도 여성의 능력이 뛰어나요. 여성 인력 비율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 본부장은 “본사뿐만 아니라 해외 생산공장의 모든 직원이 만족하면서 일할 수 있는 보다 나은 근무 환경을 만드는 것이 회사에 대한 직원의 만족도와 회사의 이윤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생각으로 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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