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철강 관세 발효...면제 얻어낸 각국 비결은

입력 2018-03-2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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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EU 등은 설득·위협으로 면제 얻어내…일본은 관세 면제 실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수입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가 23일(현지시간) 발효됐다. EPA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가 23일(현지시간) 발효됐다. 한국을 포함한 미국의 주요 철강 수입국들은 다양한 전략으로 관세 대상에서 제외됐다. 대상에 포함된 일본은 유감을 나타냈다.

이날 미국 행정부는 한국과 유럽연합(EU), 호주, 브라질, 캐나다, 멕시코, 아르헨티나를 관세 부과 대상에서 일시적으로 제외한다고 밝히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을 발효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한 외신들이 보도했다.

일본과 러시아, 중국 등 면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국가에는 이날부터 철강 25%, 알루미늄 10%의 관세가 각각 적용된다.

WSJ는 관세 대상에서 제외된 국가들은 철강 수출이 관세의 법적 근거로 언급된 미국의 국가 안보를 저해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거나 보복을 위협하는 방식으로 원하는 것을 얻어냈다고 전했다.

브라질과 호주는 철강 수출이 미국 산업을 해치기보다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르지오 아마랄 브라질 대사와 마르코 폴로 데 멜로 로페즈 브라질철강 최고경영자(CEO)는 이러한 주장이 해법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브라질철강은 미국 남동부 자동차 공장에 철강을 공급한다. 아마랄 대사는 “브라질 관료들이 수십 명의 상원의원 및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었다”고 말했다.

호주 당국도 자국 철강은 미국 서부로 공급되기 때문에 오하이오주와 펜실베이니아주의 철강 근로자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오하이오주의 제철소에서 생산된 철강이 캘리포니아에 있는 공장으로 공급되려면 로키산맥을 넘어야 하므로 오히려 비용이 3배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말콤 턴불 호주 총리는 “미국은 호주와의 무역에서 흑자를 내고 있지만 우리는 그것에 대해 불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U는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여하겠다고 위협했다. 미국이 철강 관세 계획을 발표하자 버번위스키 등 미국의 주요 수출품에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미국과 무역 협상을 진행 중인 국가들도 면제를 얻어냈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미국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을 하고 있다. 게다가 캐나다의 철강산업은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어 미국 기업과 근로자들이 캐나다에 대한 관세 면제를 미 행정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안을 협상 중인 한국도 관세 대상에서 제외됐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우리는 한국과의 포괄적인 해결에 가까워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과 함께 미국의 아시아 주요 동맹국으로 꼽히는 일본은 관세 면제를 얻어내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대해 “나의 좋은 친구”라고 언급하면서도 특별 대우를 제공하지는 않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무역 적자를 유발하는 일본을 비난해왔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조치는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4월 말까지 관세를 면제받은 국가들은 안도하면서도 향후 대응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데이비드 오 설리번 주미 EU 대사는 “즉각적인 관세 부과에서 벗어난 사실에는 안도하지만 이는 일시적이며 우리는 올바른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이 방식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무역기구(WTO)에는 일방적으로 부과된 미국의 관세에 대해 12개국 이상이 불만을 제기했다. 호베르토 아제베도 WTO 사무총장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선의 길은 긴급 대화와 규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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