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금융시대] “안전 운전하니 보험료 할인”…인슈테크가 지켜본다

입력 2018-03-1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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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서 정보통신기술(ICT) 불모지였던 보험산업에서 최근 ICT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보험과 기술을 합친 이른바 ‘인슈테크(Insurance+Technology)’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다.

인슈테크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보험 산업에 적용한 것을 지칭한다. 이미 미국과 유럽 등 보험 선진국에서는 인슈테크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관련 시장은 2016년 11억9300만 달러(약 1조3000억 원)였다. 2013년 2억6100만 달러였던 것이 3년 만에 4.5배가량 커진 것이다. 특히 관련 시장을 주도하는 곳은 미국이다. 전 세계 인슈테크 투자의 70%가 미국에서 이뤄진다.

◇ 보험사 인슈테크 활용 움직임 = 최근에는 한국의 보험업계도 인슈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5년 말에 공동으로 오픈한 ‘보험다모아’가 있다. 보험다모아는 일종의 보험슈퍼마켓으로 다양한 보험사들의 보험상품들을 한곳에 모아 비교해 구매할 수 있도록 한 홈페이지다. 보험사들도 속속들이 관련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DB손해보험은 2016년 SK텔레콤과 함께 ‘UBI자동차보험’을 국내 최초로 내놨다. SK텔레콤 T맵을 통해 집적한 자동차 운전자의 운전습관 데이터를 기준으로 안전운전 점수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하는 서비스다. 또한 DB손보는 카카오톡을 통해 고객과 보험상담을 하는 챗봇 서비스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라이나생명도 2016년 10월 카카오톡 챗봇 서비스를 도입했다. 카카오톡 채팅창에 키워드를 넣은 뒤 카테고리를 선택하면 △상품안내 △자주 하는 질문(FAQ) △가입 상품안내 등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서비스다.

이 밖에도 삼성화재, 라이나생명, NH손보, 미래에셋생명, 흥국생명, 한화생명 등은 모바일 앱을 통해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생체인식과 전자서명 등 인증 절차에도 신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최근 지문과 홍채를 활용한 바이오인증 서비스를 도입했다. 모바일 앱 ‘한화생명 모바일 센터’를 통해 지문, 홍채 등의 생체인증과 금융결제원의 바이오 인증을 결합해 스마트폰에 저장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DB손보도 모바일앱에서 고객이 스스로 보험가입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셀프 간편 보장분석 서비스, 생체 인증 서비스 도입 등 고객 편의를 위해 핀테크 추세를 반영한 신기술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편 현대해상은 휴대폰을 통해 전자청약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고객의 핸드폰을 통해 전송, 휴대폰 전자서명으로 전자청약 서류를 작성하는 서비스다. 핸드폰으로 보험 계약 체결을 위한 가입제안서를 확인하고 가입을 할 수 있게 했다. 기존 CM(온라인) 상품에 적용했던 서비스를 대면채널 장기보험까지 확대시킨 것이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정부가 주관하는 사물인터넷(IoT) 활성화 기반조성 블록체인 시범사업자로 최종 선정된 이후 소액보험금 자동지급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보험 가입자가 보험금을 따로 청구하지 않아도 병원비 수납내역, 보험사의 보험계약 정보만으로 보험금을 자동으로 지급받을 수 있다. 또한 2월에는 국내 보험사 최초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컨설팅’ 시스템을 도입했다. 교보생명뿐만 아니라 모든 생·손보사에 가입한 보험계약 정보를 한 번에 조회해 보장 분석에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 ‘선제적 대응’으로 보안 패러다임 변화 = 한편 일각에서는 인슈테크 바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다양한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가 나오는 만큼 보안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보험개발원은 최근 보안 패러다임의 변화를 강조했다.내부 데이터 보호에 집중했던 과거와는 달리 사람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개인정보, 안전, 신뢰성 측면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초연결성’을 특징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기기 간 접속이 쉬워 악성코드 등이 매우 빨리 전파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런 점을 감안해 자체적인 보안패치와 정기 자동검사 등 취약점에 대한 선제 대응이 중요하다고 보험개발원은 강조했다.

2차 피해에 대한 우려도 있다. 지문, 홍채 등 인증 수단이 탈취되는 경우 재설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비밀번호가 유출될 경우에는 재설정을 통해 2차 피해를 막을 수 있지만 생체인증 정보는 한 번 유출되면 바꿀 수 없다. 정보 저장 및 전송 단계 등 데이터 유통 전 과정을 재점검해 암호화 등 보안기술을 적용해 정보유출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이 급격히 발전함에 따라 사이버 위협이 기업의 운명을 좌우할 핵심 요소로 떠올랐다”며 “활발한 신기술 도입 추세에 따른 금융사 자율보안 체제 확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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