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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최창원 SK건설 상장 계기 계열분리 끝내…반도체·제약 집중
입력 2018-03-14 10:55

최태원 회장이 대주주인 SK(주)가 SK건설을 계열사로 확보할 것이란 관측은 이미 제기돼 왔다.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은 2000년 초부터 SK건설 경영에 깊숙이 관여해 왔다. 그러나 그는 2016년 보유한 SK건설 지분 4.45% 전량을 매각했다. 현재 SK건설은 최창원 부회장보다 최태원 회장이 경영의 중심에 있다.

최창원 부회장은 SK건설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한 재무 여력도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은 지주사가 비상장사 지분 40% 이상을 보유하도록 했다. 이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SK디스커버리가 SK건설 지분 11.7% 이상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해당 지분 규모의 가치는 1500억 원 수준이다. 또 SK디스커버리가 SK(주)가 보유한 지분 44.5%를 인수한다고 가정하면 5400억 원 안팎의 자금이 필요하다. 케미컬과 제약에 집중하는 최창원 부회장이 SK건설을 안고 가기에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그는 이미 지난해부터 주변 경영진에게 “SK건설 지분을 처분할 것”이라고 얘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건설의 지배구조 정리를 위해 SK디스커버리의 구주매출이 검토되는 것은 양 측 모두에게 유리한 방안이다. SK(주)나 SK디스커버리가 다른 쪽의 지분을 인수하면 그에 따른 재무 부담이 발생한다. 또 대기업의 내부거래 단속에 집중하는 현 정부의 기조를 고려하면, 사촌 간의 지분 거래가 마냥 편할 수만은 없다. SK건설의 상장을 추진하면서 자연스레 최창원 부회장 측이 지분을 정리하면 이러한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여기에 최태원 회장이 도시바 메모리 인수에 집중하고 있는 것도 SK건설 상장 추진에 영향을 미쳤다. SK가 도시바 메모리 지분 15%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3조 원 가량이 필요하다. 미래에셋대우 등 국내 금융기관에서 투자를 받는다 해도 적어도 SK는 1조 원 중반의 현금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SK는 계열사의 배당을 늘리거나 비상장사를 상장시켜 현금을 늘리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SK건설의 올해 사업 실적이 개선되면서 기업가치가 커지면 SK(주)에도 나쁘지만은 않은 상황이다”고 말했다.SK건설의 상장이 내년 초 마무리되면 최태원 회장과 최창원 부회장 간의 지분 연결 고리는 사라진다. 그러나 사촌지간인 둘의 관계는 돈독한 것으로 재계에 알려져 있다. SK건설의 상장을 통한 SK디스커버리의 지분 해소도 최태원 회장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시나리오다. 이 때문에 양 측의 사업 협력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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