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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최대 실적에 배당 고민”…당국, 충당금 확대 요구에 은행권 눈치만
입력 2018-01-12 14:13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금융지주사와 은행들이 배당 문제로 고민에 빠졌다. 금융감독원이 올해부터 새 국제회계기준(IFRS9)이 적용되는 만큼 고배당 자제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이자 장사 비판과 외국계 은행의 고배당에 따른 국부유출 논란도 우려하고 있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금융지주를 비롯한 우리은행 등이 배당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됐다. KB금융지주의 올해 배당금액은 지난해 4980억 원보다 두 배 가까운 831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됐다. 신한금융지주는 6876억 원에서 올해 8410억 원까지 늘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나금융지주도 같은 기간 3108억 원에서 올해 4445억 원으로, 우리은행은 2693억 원에서 올해 3802억 원까지 각각 배당금을 늘릴 것으로 추정됐다.

◇외국인 주주 지분율 최대 70%… ‘外人 돈 잔치’ 우려 = 오랜 기간 계속된 국내 금융사들의 낮은 배당에 지쳐가는 외국인 주주들도 이번 만큼은 고배당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해 대부분의 은행들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시현했기 때문이다.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실적 추정치를 보면 KB금융와 신한지주가 나란히 순이익 ‘3조 클럽’에 입성할 전망이다. KB금융지주의 지난해 순이익 추정치는 3조4145억 원으로 전년 대비 55.9%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신한지주는 지난해 3조3580억 원의 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예상했다. 전년 대비 18.9% 늘어난 수준이다. 하나금융지주의 지난해 순이익 추정치는 2조65억 원으로 전년 대비 43.4% 증가할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조6845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문제는 여론이다. 대외적인 시각은 외국인 주주를 위한 배당잔치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과거 론스타가 대주주였던 외환은행이나 한국씨티·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의 배당 때마다 불거지는 국부유출 논란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 현재 주요 금융지주사의 외국인 주주 지분율은 최대 70%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현재 KB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69%, 하나금융의 외국인 지분율도 73.5%에 달한다. 우리은행의 외국인 지분율은 27.6%지만, 1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18.7%)와 과점주주(29.7%), 국민연금(8.4%), 우리사주조합(5.5%) 등이 보유한 지분을 제외하면 상당 부분을 외국인이 쥐고 있다.

◇금감원, 고배당 자제 권고… 은행 “지나친 경영간섭” = 여기에 감독당국의 고배당 자제 권고도 신경이 쓰이는 대목이다. 앞서 금감원은 시중은행에 IFRS9 도입에 따라 고배당 자제를 요청했다.

대신 강화된 자본규제인 바젤Ⅲ 도입에 대비해 자본을 더 확충하라고 요구했다. IFRS9은 대출 만기까지 예상되는 손실을 추산해 미리 충당금을 쌓도록 하는 회계기준이다. 지금은 1년 동안 부도확률을 계산해 기업여신에 대해 대손충당금을 쌓는데 IFRS9에서는 여신의 실제 만기까지 부도확률을 계산해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그만큼 대손비용이 늘어나 실적 악화를 초래한다. 그러나 일각에서 은행들이 손쉬운 주택담보대출 등을 통한 이자 장사로 배를 불렸다는 비판이 나오자 감독당국이 고배당에 선제적으로 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은행들은 금융당국이 배당까지 관여하는 것은 지나친 경영 간섭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금융권 한 인사 “감독당국의 지난친 간섭은 고배당주의 투자 비중이 높은 은행들의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며 “배당에 관여하는 건 지나친 느낌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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