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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성없는 아파트가격 상승률
입력 2017-12-13 06:00   수정 2017-12-13 09:31
한국감정원ㆍ국민은행ㆍ부동산114 가격지수 제 각각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이달 들어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폭이 커졌다고 한다. 강도 높은 규제책과 금리 인상 조치에도 불구하고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다는 얘기다. 가격이 떨어지기는커녕 계속 오를 공산이 크다는 뜻이다. 이는 집을 팔려는 입장에서는 계속 보유하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잇따른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이 떨어질 기미가 안 보인다면 매각보다 보유 쪽의 선택이 많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말이다. 주식시장이 그렇듯 주택도 매각시기를 놓치면 팔기가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다. 집을 팔아야 하는 입장이라면 상승세가 가시지 않을 때 처분하는 게 현명한 판단인지 모른다. 갑자기 매기가 약화되면 구매자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왜 이런 소리를 하느냐 하면 최근 정보업체 부동산114가 발표한 이달 첫째 주 서울 아파트 가격 동향 수치를 보고 난감해 하는 수요자가 적지 않을 것 같아서다.

부동산114는 이달 들어 서울 아파트가격 상승률이 지난주보다 0.02% 포인트 오른 0.28%라고 발표했다. 상승폭이 커졌다는 말이다. 이런 상승세가 이어지면 한 달간 오름폭은 1%가 넘는다. 지금같은 시장 여건을 고려할 때 적지 않은 수치다. 정말 분위기가 이런 식으로 바뀐다면 빨리 집을 사는 게 유리하다. 그러나 앞으로의 경기상황은 부동산114가 조사한 것과 다른 양상으로 흘러갈 공산이 크다. 주택시장에 미칠 국내·외 변수가 너무 많아서다.

그렇다고 부동산114 분석 수치가 맞는다는 보장도 없다. 정부 공인 주택가격 조사업체가 아니어서 신뢰성도 떨어진다. 부동산114 조사 수치는 공식적인 주택가격 조사기관인 한국감정원과 금융업체들의 담보대출 심사기준으로 활용되는 국민은행 자료와도 차이가 난다.

먼저 이달 첫째 주 서울 아파트가격 자료만 봐도 그렇다. 국민은행은 0.18%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으나 감정원은 0.26%, 부동산114는 0.28%라고 각각 발표했다. 감정원과 부동산 114는 별 차이가 없으나 국민은행과는 격차가 심하다.

이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다. 재건축 호재로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양천구 아파트 상승률 현황을 보면 국민은행 0.31%, 감정원 0.62%, 부동산114 0.71%로 제 각각이다. 국민은행이 조사한 상승률은 감정원·부동산114 수치와 두배 이상 낮다. 송파구의 경우는 국민은행 0.38%, 부동산 114 0.44%, 감정원 0.6% 순이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질까. 각 업체마다 조사 대상 수나 방법이 달라서다. 더욱이 가격 조사 대상이 지역 부동산중개업소여서 정확한 상승폭을 파악하는 데는 무리가 따른다.

그래서 상승률이 얼마나 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시장 흐름을 이해하는 선에서 만족을 해야 한다. 증감 폭을 놓고 호들갑을 떨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국가공식 통계자료가 아닌 부동산114 수치를 보고 이달 들어 아파트값 상승세가 두드러졌다고 주장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물론 국가통계자료로 활용되는 한국감정원 수치가 정확하다고 장담할 수 없다. 감정원도 부동산 중개업소를 통해 조사한 호가(매도자가 원하는 가격)등을 가격 지수화 작업에 반영하기 때문이다. 감정원 나름의 가격지수 계산기법을 개발해 적용하고 있겠지만 원천적인 자료가 불명확하면 정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잘 맞지도 않는 지금의 가격지수보다 실제 거래가격을 수치화하는 게 더 공신력이 있을 것 같다.

이참에 정확도가 높은 새로운 지수를 만들자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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