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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주택시장 내년ㆍ내후년 최악 우려
입력 2017-12-11 15:36   수정 2017-12-12 11:32
입주물량 과다로 가격하락 불가피---동탄2ㆍ평택ㆍ용인ㆍ오산ㆍ파주 심각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전세 수급지수라는 게 있다. 전세 부문의 수요와 공급 상황을 나타내는 수치다. KB국민은행이 매주 중개업소를 통해 수급 내용을 조사해서 이를 지수로 만들어 발표하고 있다.

수요와 공급이 같으면 수급지수는 100이 되고 수요보다 공급이 많으면 100 밑으로 떨어지고 반대로 수요가 더 클 때는 100을 넘게 된다. 전세 수급지수가 100이 안 된다는 것은 전셋집이 남아돈다는 뜻이고 이로 인해 주택경기가 위축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국민은행이 조사한 12월 첫째주 전세 수급지수를 보면 경기도는 98.8로 분석돼 8년 9개월 만에 100 밑으로 떨어졌다. 그동안은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 전셋값이 비쌌는지 모르나 이제부터는 전셋집이 남아돌아 가격 하락을 불러 올 수도 있다는 소리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넘쳐나 전세가격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전세 수급지수가 100이 넘어도 전세가가 떨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전세시장이 침체되면 싼 전셋집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찾는 사람은 적은데 전셋집이 즐비하면 가격을 내려서라도 수요자를 끌어와야 한다. 빈집으로 남겨두는 것보다 싼 값에라도 세입자를 구하는 게 이득이기 때문이다.

전세주택이 남아도는 것은 경기도만의 일은 아니다. 경상남도의 전세 수급지수는 64.9로 매우 낮은 수준이고 울산도 76.9로 상황이 안 좋은 편이다. 이 정도 수치면 전셋집이 지천으로 깔려 있다는 얘기다. 이들 두 지역의 전세시장은 올해 상반기부터 수급 균형이 깨지기 시작하면서 증세가 자꾸 악화되는 모양새다. 신규 입주물량 과다 출하가 원인이다. 전세시장이 위축됐다는 것은 매매시장을 포함한 주택경기 자체가 침체됐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경기도는 어떨까. 앞으로 쏟아질 입주물량을 감안하면 경기권도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다.

물론 도시에 따라 사정이 조금씩 다르겠으나 전반적으로는 위축을 피하기 어렵다.

자주 거론되는 사례지만 화성 동탄2신도시 상황이 이를 대변해준다. 전세가가 평상시 대비 거의 반토막 수준이고 매매가도 추락해 분양가 이하의 급매물도 눈에 띈다.

경기도는 서울 못지않게 주택수요가 풍성한 곳이다. 곳곳에 공단이 조성되면서 일자리를 찾아 몰려드는 사람들 때문에 몇 년간 집이 부족했다. 매년 전세파동을 겪어야 할 정도였다. 지난 2013년 8월 말에는 전세 수급지수가 196.1까지 치솟기도 했으니 그간 전세가격이 얼마나 올랐는지를 짐작케 한다.

이런 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해 경기도 지방자치단체들은 저마다 주택공급 촉진에 진력했다.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신도시개발뿐만 아니라 주택업체들의 택지조성 사업도 적극 권장했다. 한때는 온갖 핑계를 들어 사업 승인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던 지자체들은 웬만하면 주택사업을 인가해주는 쪽으로 바뀌었다.

이를 기회로 주택업체들은 경쟁적으로 아파트 사업을 벌여 급기야 공급 과잉 사태를 맞았다. 2013년 다가구주택 내 개별 가구까지 포함한 전체 주택 인·허가 물량은 11만5492가구였으나 14년 17만8340가구,15년 29만7857가구로 매년 급증하다가 지난해 27만 372가구로 다소 줄었다. 아파트 물량도 그렇다. 13년 5만4333가구였으나 14년 11만6448가구, 15년 20만8137가구로 불어나다가 지난해 17만7636가구로 증가세가 좀 꺾였다. 물론 전국의 인·허가 물량도 크게 늘었으나 증가율로 계산해보면 경기도보다 훨씬 낮았다. 그만큼 경기권에 아파트를 비롯한 각종 주택이 대량 건설됐다는 소리다. 2013년 전국 공급물량(다가구내 개별 가구 포함) 대비 경기도 실적은 20.8%에 불과했으나 15년 33.6%,16년 31.9%까지 치솟았다. 아파트 기준으로도 19.5%에서 38.9%,35%로 급증했다.

그동안 인·허가를 받은 주택이 입주 가능한 완성품이 대량 출시되면서 공급이 수요를 앞지르게 됐다. 특히 공사 중이었던 아파트가 속속 입주를 맞아 전세시장은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경기도 아파트 입주물량은 2014년 4만9000여 가구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9만3000여 가구, 올해 13만여 가구에 달하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많은 16만1000여 가구가 쏟아진다. 그 뿐만 아니다. 2019년에도 12만3000여 가구가 대기하고 있어 내년과 내 후년이 최대 위기가 될 것 같다. 앞으로 더 많은 입주물량이 쏟아지면 전세및 매매시장이 어떻게 될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경기도 중에서 가장 타격이 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도시는 동탄2신도시를 비롯해 평택·수원·안산·용인·시흥·파주·의정부·광명·광주·이천 등을 들 수 있다. 그동안 공급이 많아 전세가는 물론 매매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는 곳이다. 앞으로 이들 지역에 입주물량 폭탄이 터지면 주택시장은 급랭될 게 확실하다.

부산·인천도 전세 수급지수가 각각 98.3, 93.9으로 공급이 수요를 추월했다. 이들 지역도 전세가격 추락에 이어 매매가 하락 현상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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