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탄생 8년 만에 제도권 데뷔…분수령 맞은 가상화폐 시장

입력 2017-12-11 09:24수정 2017-12-11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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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 탄생한 지 8년 만에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면서 가상화폐 시장에 새로운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파생상품 시장을 좌우하는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는 미국 동부시간으로 10일 오후 5시(한국시간 11일 오전 8시)부터 비트코인 선물거래를 시작했다. 이날 거래가 시작되자 CBOE 홈페이지는 한때 접속이 폭주하면서 사이트가 마비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도 18일부터 비트코인 선물거래를 개시한다.

한국시간 11일 오전 9시 현재 CBOE에서 비트코인(XBT) 2018년 1월물은 개장가가 1만5460달러였고, 1만5940달러에 398건의 계약이 체결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비트코인 1월물 거래가 개시된 지 7분만에 120건 가량의 거래가 이뤄졌다. CBOE에 가격 정보를 제공하는 가상화폐거래소 제미니에서는 비트코인이 1만535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달 초 선물거래가 도입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2배 가까이 뛰었다. 그러나 선물거래 개시를 앞둔 지난 주말 내내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가격은 곤두박질쳤다. 7일 한때 1만9000달러 이상에 거래되던 비트코인 가격은 9일에는 급락해 1만4000달러 부근에 머물렀다.

랜디 프레드릭 찰스슈왑 파생상품부문 부회장은 “지난 2주간 우리가 보았던 비트코인의 급격한 상승은 아마도 선물시장 진출을 앞두고 낙관적인 움직임을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아서 헤이스 비트맥스 최고경영자(CEO)는 가격 하락에 대해 “한 주간 가격이 80% 가량이나 올랐다”면서 “급격한 조정세가 건강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CNBC는 선물거래는 규제가 없다는 위험과 사이버 보안 및 사기 문제가 지적된 가상화폐 거래의 대안이라고 전했다. 프레드릭 부회장은 “선물거래를 통해 현재 비트코인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시장을 개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지의 영역에 들어선 가상화폐를 관망하는 분위기다. 찰스슈왑과 TD에머리트레이드를 비롯해 여러 금융회사들은 비트코인 선물거래에 참여하지 않을 방침이다. JP모건체이스와 씨티그룹을 비롯한 미국 대형 은행들은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비트코인 선물거래 여부를 확정하지 않았다. 골드만삭스는 특정 고객을 대상으로만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스템에 대한 불안감도 존재한다. CBOE는 가상화폐 거래소 제미니의 거래 가격을 근거로 한다. CBOE는 비트코인 선물시장을 하루 23시간 이상 운영한다. 제미니는 페이스북 공동 설립자인 케머런·타일러 윙클보스 형제가 설립했다. 10일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제미니가 지난 8월 10시간 동안 거래 중지 사태를 겪었다며 거래 물량이 늘어나면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했다.

비트코인 선물거래에 대한 관심은 향후 가상화폐 가격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CEO는 비트코인 급등락에 대해 “가상화폐에 대한 급격한 관심의 증가가 극심한 변동성을 유발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의 높은 변동성으로부터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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