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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한 ‘긱 이코노미’…같은 공유경제, 우버는 불법· 딜리버루는 합법?
입력 2017-11-15 16:54

▲'긱 이코노미'기업인 음식배달 대행업체 딜리버루의 배달원은 자영업자라는 판결이 나왔다. 출처=딜리버루 홈페이지

영국 당국이 ‘긱 이코노미(gig economy)’에 상반된 판결을 내렸다. 영국 법원은 지난주 긱 이코노미 대표주자 우버에 대해 운전기사의 노동자 권리를 보장하라고 판결했다. 반면 ‘영국판 배달의 민족’ 딜리버루에 대해서는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음식배달 대행업체 딜리버루는 긱 이코노미를 모델로 삼은 업체이다. 음식을 주문한 고객과 식당에 가까이 있는 배달원(라이더)이 주문을 선택해 배달하는 형태이다.

14일(현지시간) 단체교섭권을 감독하는 기관인 중앙중재위원회(CAC)는 딜리버루 배달원은 자영업자라고 판단했다. 딜리버루에 노동조합 설립·최저임금 보장 등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할 의무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앞서 영국독립노동자연합(IWGB)은 최저임금과 휴가급여 등 딜리버루 배달원의 노동자로서 권리 보장과 노동조합 인정을 요구했다. 이번 판결은 긱 이코노미 기업 중 처음으로 단체협약을 하게 되느냐를 결정짓는 ‘테스트’로 간주돼 주목을 받았다. 딜리버루 배달원 벤 게라그티는 “공식 노조를 결성한다면 독립 계약자의 지위를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버 판결의 영향으로 배달원 측에 유리한 결론이 예상됐으나 CAC는 ‘자율성’을 근거로 딜리버루 측의 손을 들었다.

CAC는 “딜리버루가 계약서에서 배달원이 자신의 업무를 다른 사람이 대체할 수 있게 했으며 특정한 작업을 고를 수 있는 권리를 보장했다”면서 “이 조항이 실제로 실행되고 있다는 증거를 보았다”고 밝혔다. 이어 “딜리버루와 배달원의 관계는 노동조합 결성 조건으로 보기 어렵다”고 결정했다.

댄 원 영국 딜리버루 상무이사는 CAC의 판결에 대해 “딜리버루와 협력에 유연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속적으로 말해온 모든 배달원의 승리”라고 밝혔다.

반면 또 다른 긱 이코노미 기업 우버는 이와 유사한 소송에서 패소했다. 10일 영국 법원은 우버의 운전기사는 자영업자가 아니라 회사에 고용된 종업원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런던 고용재판소 항소부는 우버는 운전기사에 최저임금을 보장하고 휴일 수당 등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우버 운전기사 제임스 파라, 야신 아슬람 등은 우버 기사를 자영업자로 분류한 회사의 조처가 부당하다고 소송을 내 지난해 10월 1심 판결에서 승소했다. 우버가 항소했으나 2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우버가 운전기사의 독립적인 지위를 보장하기에는 너무 많은 통제권을 행사했기 때문에 패소했다고 분석했다. 우버 측 변호인 디나 로스는 “긱 이코노미는 노동자들에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아니라 독립적인 계약자로 대우한다는 점이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비슷한 고용형태에 상반된 판결이 나오면서 긱 이코노미의 모호성이 커지고 있다. 제이슨 모어-리 IWGB 사무총장은 딜리버루의 승리에 대해“일련의 패배 이후 마침내 긱 이코노미 기업이 시스템을 작동시키는 방법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딜리버루가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딜리버루는 최저임금 등 노동자 지위를 요구하는 45명의 배달원이 제기한 고용재판소 소송을 진행 중이다.

긱 이코노미란 필요에 따라 그때그때 노동력을 사고파는 독립형 일자리 경제를 의미한다. 이에 대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긍정적인 시각과 비정규 임시직을 늘려 고용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공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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