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랬다저랬다” 도시바, 다시 한미일 연합에 반도체 매각 가닥

입력 2017-09-13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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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구속력은 없어…미일 연합과도 논의 계속

▲(AP/연합)

일본 도시바가 반도체 자회사인 도시바메모리 매각과 관련해 미국 투자펀드 베인캐피털이 주도하는 ‘한미일 연합’과 매각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로 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다만 도시바는 미국 웨스턴디지털(WD) 진영의 ‘신(新)미일 연합’과도 협상을 계속하기로 해 결과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시바는 이날 열린 이사회에서 ‘한미일 연합’의 핵심인 베인캐피털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로 결정했다. 앞으로 매각 조건의 세부 사항을 논의하고 9월 중 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전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쓰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이 주거래 은행 관계자를 만나 “상황이 바뀌지 않으면 한미일 연합을 중심으로 협상을 추진하겠다”는 생각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한미일 연합에는 베인캐피털과 SK하이닉스, 일본정책투자은행, 일본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 등이 참여한다. 한미일 연합은 9일 도시바 측에 기존 인수가에서 4000억 엔을 높인 2조4000억 엔(약 24조5774억 원)을 제시했다.

도시바는 지난 6월 우선 협상 대상으로 한미일 연합을 선정했다. WD가 이에 반발해 국제중재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하자 8월부터 WD와 집중 협상을 시작했다. 도시바는 WD가 제시한 1조9000억~2조 엔의 인수액에 합의했으나 도시바에 대한 WD의 의결권 비율 등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 이 때문에 우선 협상 대상을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일 연합은 앞서 SK하이닉스의 의결권 등을 도시바 측에 양보하기로 제안했다.

다만 양해각서는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도시바는 한미일 연합과의 협상에 주력하면서도 WD가 참여하는 이른바 ‘신(新)미일 연합’과도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NHK는 “사외 이사가 다수를 차지하는 도시바 이사회에서 WD를 추천하는 목소리가 강했기 때문에 이사회가 어떤 결정을 할 지 모른다”고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매각 협상의 종착점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며 “도시바가 한미일 연합으로 축을 옮기면서 WD 진영이 협상 조건을 양보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도시바는 경영난 회복을 위해 반도체 자회사를 매각하고 내년 3월까지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해 도쿄증시 상장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한미일 연합으로 매각이 결정되면 WD의 강경 대응이 예상되며 WD로 매각이 결정되더라도 각국의 반독점 심사라는 변수가 남아있다. 반독점 심사에는 최소 6~9개월의 시간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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