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내달부터 마른모델 활동 금지법 시행…루이뷔통·구찌, 44사이즈 모델 퇴출

입력 2017-09-07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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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지나치게 마른 모델 활동을 금지하는 법안 발효를 앞두고 명품 패션 대기업들이 마른 모델 퇴출에 팔을 걷어붙였다.

세계 최대 명품 기업인 루이뷔통모헤네시(LVMH)와 케링Kerring)그룹은 6일(현지시간) 패션모델들의 건강 보호를 위한 헌장을 함께 마련했다고 밝혔다고 BBC가 보도했다. 내달 바로 시행되는 헌장에는 프랑스 기준 34사이즈(한국 기준으로 44나 XS 사이즈) 미달의 모델 기용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이들이 보유한 명품 브랜드의 런웨이에 서려면 모델들은 자신의 건강을 입증할 6개월 이내의 진단서를 제출해야 한다. 성인 옷의 경우에는 16세 미만의 모델도 기용하지 않기로 했다.

LVMH 산하에 있는 명품 브랜드로는 지방시, 겐조, 펜디, 디올, 셀린느 등이 있으며 케링그룹은 구찌, 입생로랑, 보테가베네타, 발렌시아가 등이 있다. 프랑스가 마련한 법률은 프랑스 내에서만 적용되는 것과 달리 두 그룹은 이탈리아, 영국, 미국에서 자사가 고용하는 모델들에게도 일괄적으로 이 헌장 내용을 적용키로 했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5월 지나치게 마른 모델의 패션업계 활동을 금지하고 이를 어기는 모델 에이전시나 브랜드, 디자이너 의상실에는 최대 7만5000유로(약 1억122만원) 벌금이나 6개월의 징역형을 내리는 법안을 마련해 내달 1일부터 적용한다. 마른 모델 퇴출법규는 프랑스에 앞서 이탈리아와 스페인, 이스라엘에서도 도입된 바 있다.

패션업계의 마른 모델 선호는 오래전부터 사회 문제로 지적돼왔다. 비평가들은 패션업계가 마른 모델을 선호하면서 건강하지 않은 비현실적인 신체 이미지에 대한 환상을 만들어낸다고 지적하는 한편 패션 업계 관계자들은 마르고 키가 큰 모델일수록 옷이 주는 느낌을 잘 소화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지난 5월 덴마크 출신의 유명 모델 올리케 호이어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루이뷔통으로부터 런웨이에 서려면 굶어서 살을 빼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특히 최근 일본에서 열린 ‘2018 루이비통 크루즈 쇼’ 출연을 위해 일본까지 날아갔지만 ‘너무 살이 쪘다’는 이유로 패션쇼에 서지 못했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루이뷔통 측은 해당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앞서 프랑스에서는 2007년 거식증 모델로 활동하던 이사벨 카로(당시 28세)가 거식증의 위험성을 알리는 캠페인 사진을 촬영하고 나서 숨지자 지나치게 마른 모델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됐다.

프랑소와 앙리 피노 케링 회장은 “패션 업계 전체가 우리의 방침에 영감을 얻기를 바란다”면서 “패션모델들의 근로조건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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