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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호스 매각 첫 사례..M&A 새 장 열렸다
입력 2017-08-11 09:25

회생기업 매각 시 수의계약과 공개경쟁입찰을 접목한 이른바 ‘스토킹호스’ 방식이 국내에서 사실상 처음 실현됐다.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중이라는 이유만으로 사업성이나 성장성 등이 저평가 당하기 쉬운 회생기업이 시장에서 재평가받을 새로운 방법이 생긴 것이다.

11일 서울회생법원과 IB업계에 따르면 한일건설 매각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스토킹호스 매각이 온전히 이뤄진 사례다. 그동안 스토킹호스 방식은 수차례 시도됐지만, 공개입찰 단계에서 유효한 원매자가 참여한 경우는 없었기 때문이다. 전날 수의계약자였던 고려제강은 SM그룹이 경쟁입찰 과정에서 제시한 가격을 받아들이는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고 입찰자에게 토핑(topping)비용까지 얹어 총 272억 원에 한일건설 인수를 확정했다.

처음 입찰 가격보다 100억 원 이상이 올랐는데도 수의계약자가 이를 받아들인 것은 경쟁입찰 과정에서 회생기업의 숨겨진 가치들이 재산정됐기 때문이다. 한일건설의 경우 올 1분기 말 기준 미처리결손금이 6558억 원으로 새 주인을 만난 후 이익을 낸다면 이 결손금을 이월해 향후 10년간 법인세를 공제받을 수 있다.

스토킹호스는 기업 매각 시 예비인수자를 수의계약으로 미리 찾아놓은 후, 경쟁입찰까지 진행하는 방식이다. 수의계약을 통해 매각 무산 가능성을 낮추고 경쟁입찰을 통해 매각에 공정성을 더한 것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부실기업이나 회생기업의 M&A는 금융권 등 채권단 주도로 진행돼 왔다. 이에 법원 관리를 통해 빠른 회생절차를 진행했어야 할 기업이 금융권 워크아웃 등을 거치며 더욱 망가지는 경우가 많았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2015년에 워크아웃이 아니라 프리패키지플랜(P플랜) 등 적절한 회생절차를 밟았다면 더욱 빠르게 정상화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이미 미국의 회생법원 격인 ‘챕터11’에는 부실 초기 기업이나 회생 단계 기업들이 법원 주도 아래 적극적으로 M&A에 나서고 있다. 법원은 채권자 이익은 물론 산업 측면에서 기업의 정상화를 염두하고 매각 전반을 중재한다. 이 과정에서 기업의 자산을 각각 분해해 채권자 변제에 쉽게 팔기도 하고 부실기업이지만 유리한 매각가까지 끌어올릴 수 있도록 호가를 경쟁하는 어센딩 비드(Ascending bid)가 일어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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