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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朴 정부서 중산층 붕괴와 소득 양극화 심화됐다”
입력 2017-08-08 10:44   수정 2017-08-08 11:10
정혁 서울대 교수 "대기업과 중소기업 임금 격차가 원인...1980년 10%에서 부채꼴 확산"

지난 10년간 이명박ㆍ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소득 중산층이 무너지고 양극화 속도가 빨라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기형적인 소득 격차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소득불평등이 악화되고 저소득층 하위 30%에서 또 다른 이중 양극화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정혁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의 ‘소득성장과 분배의 구조적 변화와 포용적 성장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1980∼2015년 한국의 실질근로소득은 연평균 4.5% 성장했다. 시기별 성장률은 1980∼1994년 7.1%, 1995∼2008년 3.8%, 2009∼2015년 0.5%로 근로소득 성장이 점차 둔화됐다.

정 교수는 고용노동부의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 자료 장기시계열(1980∼2015년)을 이용해 소득성장과 분배의 구조적 변화를 실증분석했다. 그 결과, 한국경제는 성장 초기에 불평등이 증가하다가 성장이 지속되면서 불평등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가설과는 상반되는 ‘역(逆) 쿠즈네츠 커브’ 패턴을 나타냈다.

특히 1994년 이전에는 증가하던 중산층(소득분위 40∼90% 그룹)의 소득 비중이 1994년 이후 정체됐고, 2010년 이후부터 빠르게 감소하는 현상을 보였다. 하위 10% 소득그룹의 비중은 1990년대 초까지 증가했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2009∼2015년에는 전체 소득성장률이 0.5%대로 급락하면서 중위그룹(소득 41~80%) 성장률이 0.1∼0.3%에 불과해 상위그룹뿐 아니라 하위그룹의 성장률보다도 낮아졌다. 또 하위 30% 그룹 내에서 하위 20∼30%의 소득성장률은 평균 이상인 반면, 최하위 10%는 오히려 -0.3%로 역행했다.

중산층 몰락과 양극화가 심화된 동시에 하위소득 그룹 내부에서는 또 다른 양극화가 발생한 것이다. 이는 비정규직의 근로시간 감소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1980년 0.375였던 지니계수는 이후 소득성장과 더불어 지속적으로 감소해 1994년 0.277 수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1994년부터 지니계수가 반등하면서 이후 소득불평등은 증가 추세로 방향을 전환해 2015년 0.345까지 높아졌다.

이 같은 소득불평등을 증대시킨 주요인은 교육수준이나 직업군, 성별 등의 차이가 아닌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격차 확대인 것으로 드러났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상대소득은 전 기간에 걸쳐 부채꼴로 확대되는 양상을 나타냈다. 이는 다른 요인별 분류상에서는 나타나지 않은 현상이다.

1980년 소기업 상대소득은 0.982, 대기업은 1.027 수준의 차이를 보였다. 이러한 소득 격차가 2015년에는 소기업 0.802, 대기업 1.564로 크게 벌어졌다.

한국 노동시장에서 저소득 그룹인 소기업(고용인 10∼29인)의 고용비중은 1980년 11.1%에서 2015년 30.2%로 늘었다. 반면 고소득 그룹인 대기업(고용인 500인 이상)의 고용비중은 1980년 35.2%에서 2015년 16.7%로 떨어졌다. 이 같은 고용구조의 변화는 소득불평등을 악화시키고 평균소득 수준도 감소시켰다.

정 교수는 “1980년 10%에 불과했던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부채꼴로 확산해 최근 100%까지 벌어졌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수직적 분업에 기초한 시장지배구조가 지속되는 한 외부시장의 환경 변화는 소득분배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 시장지배구조가 소득불평등으로 이어지는 배경에는 기업 간 불공정거래와 노사 간 불공정지불 관행이 있다”면서 “공정한 계약에 의한 시장거래, 공정한 직무기여 평가를 통한 지불 체계 구축과 같은 시장질서 확립은 주요 포용적 성장전략이 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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