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노' 이동걸 회장, 박삼구 회장 해임안 바로 꺼내나

입력 2017-07-13 08:24수정 2017-07-13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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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가 2016년 경영평가에서 ‘D’(부진)를 준 채권단에 대한 비난 강도를 높이자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해임안 카드를 조기에 꺼낼지 주목되고 있다.

13일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박 회장을 비롯 이한섭 사장 등 금호타이어 경영진의 조기 해임 결의를 논의하고 있다. 이달 중 해임 권고가 추진될 가능성도 배제되지 않고 있다.

당초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박 회장의 해임을 바로 실행하지 않을 방침이었다. 금호타이어가 2년(2015~2016) 연속 D를 받으며 경영진 교체 요건을 갖췄지만 매각이 진행 중인 것을 고려, 이를 자제했다. 매각이 완료돼 금호타이어 대주주가 바뀌면 경영진은 자연스레 교체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매각이 조만간 종결될 수 있는 상황에서 전문 경영인을 바꾸면 서로 간의 감정만 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박 회장이 채권단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에 나서자 기류가 바뀌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전날 “회사에 대한 불합리한 경영평가는 최근 불거진 정부의 제2의 면세점 허가 조작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을 전 정권 인물로 해석하는 정치 논리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산은 등 채권단 내부의 분위기는 격앙됐다. 익명을 요구한 고위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매각이 절차대로 진행돼 완료되면 이 모든 논란은 의미가 없어진다”며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의 가치를 낮춰 재인수를 추진할 의지를 꺾지 않기 때문에 원색적인 비난까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2015년 10월 채권단에 “경영개선 이행 실적이 부진하거나 영업실적 악화가 지속할 경우 주주협의회의 어떤 조치도 수용할 것을 확약한다”는 이행서를 제출했다. 당시는 금호타이어가 분기(2015년 3분기) 기준 6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을 때다. 5년 6개월 만의 적자였다. 이 때문에 채권단 일부에서는 박 회장이 말을 바꾸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채권단은 13일 오후까지 금호타이어 상표권료와 관련 금호산업의 답변을 기다릴 예정이다. 이들은 금호산업이 답변 시일 연기를 요청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산업이 채권단의 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들은 주주협의회를 개최해 후속 조치를 논의한다. 이 때 박 회장의 해임이 안건으로 상정될 수 있다.

앞서 채권단은 이달 7일 금호타이어 상표권료는 연 매출 대비 0.5%, 사용기간 12.5년을 금호산업에 제시했다. 금호 측 안을 대부분 수용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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