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 사기극 中 ‘터널버스’ 결국 고철 신세로

입력 2017-06-23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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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공개된 '터널버스' 바톄 모습. 사진=유튜브 캡처

중국의 심각한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개발된 미래형 ‘터널버스’ 바톄(TEB)의 시범트랙이 해체 수순에 들어갔다.

TEB 시범트랙이 해체 작업에 들어가 이번 달 말에 작업이 끝날 것이라고 22일(현지시간) 차이나뉴스서비스가 보도했다. 바톄는 지난해 모습이 공개된 후 실용성과 안전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돼 논란에 휩싸였다. 이 업체와 운영 계약을 맺었던 허베이성 친황다오 시가 7월 계약 만료를 끝으로 연장 계약을 거부하면서 해체 작업에 들어간 것이다.

터널버스는 지난해 8월 공개 당시, 중국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다. 터널모양의 버스는 윗부분에 승객 탑승 공간이 마련돼 있고 버스 아래는 뻥 뚫려 있어 그 밑으로 일반 자동차가 지나갈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터널버스 개발사인 바톄과기발전유한공사는 당시 내외신 기자를 불러놓고 300m 구간 시범트랙에서 운행했다. 이 회사는 해당 터널버스를 조만간 상용화할 수 있으며 상용화된다면 중국의 주요 도시의 만성적 차량정체는 물론 대기오염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첫 선을 보인지 1년도 안 돼 논란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작년 8월 공개된 터널버스가 실제 버스가 아닌 모형으로 밝혀졌다. 인민일보는 중국 당국은 터널버스가 8월 공개 당시 이 버스의 도로 주행 테스트에 대해 알지 못했으며 현지 주민들은 지난해 12월 터널버스가 오히려 교통에 방해가 된다고 불평했다고 전했다. 일부 현지 언론들도 터널버스 프로젝트의 실용 가능성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순 장 통지대학 교수는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터널버스는 넓고 직선의 도로가 있는 대도시에서만 운행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투자 유치 과정에서 불법 대출업체가 개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터널버스 프로젝트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중국 글로벌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바톄 개발사 측은 개인 간(P2P) 대출업체 화잉 카일라이 플랫폼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바톄의 주요 투자자로 알려진 ‘화잉 카일라이’는 한때 불법 금융 활동으로 당국의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랐던 기업이다. BBC에 따르면 화잉 카일라이는 바톄가 정부의 지원을 받는다는 허위 사실로 투자자들을 유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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