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이어 버라이존까지…디즈니는 M&A 시장에서 왜 갑자기 뜨거운 감자가 됐나

입력 2017-04-20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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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의 디즈니랜드. 출처 = AFP연합뉴스

미디어 업계 거물인 월트디즈니가 인수ㆍ합병(M&A) 시장에서 몸값을 높이고 있다. 지난주 애플과의 합병설에 이어 18일(현지시간)에는 미국 최대 이동통신업체 버라이존커뮤니케이션스가 디즈니에 러브콜을 보냈다.

디즈니의 시가 총액은 약 1800억 달러(약 205조3000억 원)다. 인수 대상 기업으로는 만만한 규모가 아니다. 그럼에도 디즈니에 군침을 흘리는 기업들이 많은 이유는 방대한 규모의 지식재산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창립한 지 100년 가까이 됐음에도 디즈니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지키는 동시에 스포츠채널 ESPN, 테마파크 디즈니랜드, 영화제작사 픽사스튜디오 등을 갖고 있다. 어떤 기업이 인수하든 디즈니가 가진 콘텐츠와 자원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지난 13일 애플과의 합병설이 나온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실적 발표 당시 앞으로 4년간 서비스 사업을 지금의 두 배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아이폰 판매 둔화에 따라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애플로서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투자 전문 매체 모틀리풀은 분석했다. 쿡 CEO는 지난 4년간 매년 15~20건의 M&A를 했다. RBC캐피탈마켓의 아밋 다리아나니 애널리스트는 “디즈니와의 합병은 애플이 콘텐츠 시장에서 즉각적인 발판을 마련하는 기회”라며 “애플과 디즈니의 합병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확신했다. RBC캐피탈마켓은 애플이 디즈니를 인수하면 디즈니의 현재 주가에 40% 프리미엄을 얹어 인수액이 총 237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과 디즈니의 합병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월에도 마르게이트캐피탈의 사만다 그린버그가 “디즈니는 방대한 규모의 지식재산권을 독점하고 있는 마지막 회사”라며 “독점적인 콘텐츠를 통해 애플이 얻을 수혜가 크다”고 했다.

미국 최대 이동통신업체 버라이존도 지난 18일 디즈니와의 합병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밝혔다. 로웰 맥아담 버라이존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급변하는 업계 구조를 고려해 합병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컴캐스트, 월트디즈니 또는 CBS와 협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동통신사업이 성숙해지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방편이다.

버라이존이 디즈니와 합병키로 하면 또 하나의 미디어·통신 산업의 공룡이 탄생하게 된다. 이미 버라이존의 경쟁사인 AT&T는 종합 미디어 회사인 타임워너를 인수하겠다고 제안한 상황이다. AT&T는 영화와 TV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를 보유한 타임워너와 합병해 복합 미디어 기업으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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