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 회사채, 연기금 이탈에 ‘흔들’

입력 2017-04-18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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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우조선해양 채무 재조정이 이어지면서 연기금이 회사채 수요예측에 참가하지 않아 기업들이 중ㆍ장기물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8일 회사채 시장에 따르면 대우조선 사태로 국민연금 등이 회사채 투자에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5, 7년 물 위주로 금리가 오르고 있다.

최근 2500억 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한 SK E&S(AA+)는 수요예측 당시 5, 7, 10년물의 발행 스프레드가 개별민평을 상회한 9bp, 10bp, 10bp 사이에서 결정됐다. 결국 SK E&S는 5년 만기 1500억 원을 표면이율 2.390%, 7년 만기 500억 원을 2.619%, 10년 만기 500억 원을 2.878%에 발행했다. SK가스(AA-)는 3년물의 발행 스프레드는 개별민평보다 낮은 -2bp로 확정된 반면, 5년물은 8bp까지 올랐다.

신용등급이 A+로 조달여건이 불리했던 한일시멘트는 3년물만 오버부킹하고 5년물은 수요미달됐다. 800억 원을 발행할 계획이었던 3년물에는 2550억 원의 수요가 몰려 700억 원 증액된 1500억 원을 발행했다. 그러나 400억 원을 발행할 계획이었던 5년물은 200억 원만 발행했다. 표면이율도 3년물은 2.464%, 5년물은 3.069%로 나타났다.

롯데칠성(AA+)은 우수한 신용도를 바탕으로 지난 14일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모집금액의 두배에 달하는 유효수요를 확보하며 흥행했다. 각 1000억 원씩 발행 계획인 3년물에 2500억 원, 5년물에 1700억 원의 수요가 몰렸다. 7년물에는 800억 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와 모두 오버부킹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롯데칠성도 금리상승은 피하지 못했다. 3년물은 7bp수준으로 형성됐지만, 5년물은 10bp, 7년물은 15bp까지 발행 스프레드가 확대됐다. 롯데칠성의 개별민평은 각각 1.959%, 2.236%, 2.484% 수준이다.

이처럼 장기물 회사채 금리가 오르는 것은 장기물 회사채 주요 매수자인 국민연금 등이 대우조선 회사채 처리 방안에 집중하느라 회사채 투자에 나서지 않아서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자사운용사, 증권사 등의 수요가 집중된 단기물은 오버부킹과 금리를 모두 잡는 모습을 보였다. 만도(AA-)는 3년물만 내놓는 전략으로 흥행했다. 1000억 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4000억 원이 몰려 증액을 검토 중이다. 조달금리 역시 개별민평 보다 10bp가량 낮은 수준으로 정해질 전망이다.

회사채시장 관계자는 “사채권자 집회 등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이슈가 어느정도 정리되면 연기금이 회사채 투자를 재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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