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 회장단 사퇴… 후임자 없는 전경련

입력 2016-12-29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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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수 회장·이승철 부회장 “내년 2월 총회서 사퇴할 것”

▲허창수 전경련 회장,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 사진제공 전국경제인연합회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과 이승철 상근부회장이 내년 2월 정기총회에서 사임한다. 잇따른 회원사 탈퇴로 존폐 갈림길에 선 전경련은 후임자 선정에도 큰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허 회장은 28일 회원사에 발송한 서신을 통해 전경련이 미르·K스포츠 재단 모금 주도 등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데 대해 처음으로 공식 사과하며 사임의 뜻을 밝혔다.

허 회장은 “최근 전경련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적 요구와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회원 여러분께 많은 격려와 심려를 끼쳤다”며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빠른 시일 안에 회원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면서 “돌아오는 (2월) 정기총회까지 힘을 보탠 뒤 저는 회장직을 물러나고, 전경련을 이끌어주실 새로운 회장님을 모시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승철 부회장도 2월 정기총회에서 사임한다. 전경련은 연임 횟수에 대한 규정이 없어 허 회장과 이 부회장이 의사를 밝히고 회원사들의 의결을 받으면 연임할 수도 있다. 그러나 동반 사임을 결정한 것은 현 사태에 대한 책임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재계에서는 전경련 탈퇴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LG가 내년부터 전경련 회원사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삼성과 SK도 탈퇴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재계에서는 시기와 방법의 문제일 뿐, 탈퇴할 의사를 갖고 있는 곳이 상당수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주요 그룹의 이탈이 가속화될 경우 전경련은 사실상 존립 목적을 찾기가 어려울 전망이다.

여기에 허창수 회장 후임자 찾기도 사실상 쉽지 않다. 전경련은 과거에도 회장 선임 때마다 심각한 구인난을 겪은 바 있다. 허 회장 역시 2011년 수차례 고사 끝에 전경련 회장직을 수락한 후, 두 차례 연임했다. 하지만 ‘세 번째 연임은 없을 것’이라는 의사를 강하게 피력한 바 있다. 여기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전경련의 존립 자체가 의문시 되는 상황에서 회장직이라는 독배를 들 재계 인사를 찾기 힘들 것이라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전경련 회장을 하겠다는 재계 오너는 없을 것”이라며 “조직쇄신 답보 상황에서 수장 공백 사태까지 겪는다면 전경련은 빠르게 와해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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