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찍는 거지요, 질질 끄는 게 아니어요

입력 2016-07-20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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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에서 쓰는 부호의 하나로 서술, 명령, 청유 따위의 문장을 끝맺을 때 사용한다. 손글씨 혹은 키보드를 통해 글을 써 내려 갈 때 무심코 자주, 빈번히 사용하는 문장 부호가 있다. 바로 ‘마침표’다.

말과 글이란 걸 깨우치면서부터 마침표는 내 생각 그리고 내 글 속의 맨 끝을 장식하곤 했다. 또 다양한 글을 써야 하는 홍보라는 업을 선택한 이후에는 그 빛을 더해가고 있다. 마침표가 있는 자리는 항상 생각의 끝, 하고 싶은 말의 마무리가 있다.

글 속에서는 시작과 끝을 명료히 표현하기 위해, 문장을 완성하기 위해 마침표가 존재한다. 하지만 최근 내 삶을 돌아보니 마침표 찍힌 곳보다 여전히 끝나지 않은 이야기들이 더 많은 것이 아닌가. 글 속에서는 무수히도 많은 마침표를 찍으며 끝과 시작을 반복하면서 실제의 삶 속에서는 끝도 새로운 시작도 항상 흐지부지였던 것이다.

열심히 일했지만 생각만큼 좋지 않은 결과 앞에서, 3달 전 시작했던 다이어트 앞에서, 짧고 행복했던 여름휴가의 끝자락에서 나는 종종 마침표의 자리를 놓치곤 했다. 열정을 불태웠지만, 처참했던 결과 앞에서 마침표를 찍지 못해 패배감에 두고두고 머리 한쪽이 욱신거렸고, 다이어트는 성공과 실패 그 어느 결과도 내지 못하고 끝나버리곤 했다. 끝이 없으니 새로운 시작 또한 쉽지 않았다.

30대 중반으로 치닫고 있는 이 순간, 많은 이들이 읽고 있을 이 글을 통해 적절한 마침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겠다고 다짐해본다. ‘찍는 것이지요. 그리는 게 아니구요. 질질 끄는 게 아니어요’라는 황인숙 시인의 ‘마침표’라는 시처럼. 지나간 연인의 이름 뒤에 마침표를 찍고 또 다른 인연과의 만남을 기대해 볼 것이며, 최선을 다한 일들의 결과가 좋지 않다면 과감히 마침표를 찍고 다시 도전 혹은 새로운 도전을 계획해 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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