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인 대화방] 손혜원 의원 '목포 땅 매입' 논란…'투기'와 '투자'는 한 끗 차이?
입력 2019-02-08 08:00
[이투데이 나경연 기자]

▲손혜원 의원 조카가 매입한 전남 목포 창성장'은 설 연휴 내내 여행객들로 북적였다. 손 의원은 해당 지역이 문화재로 등록되기 전 측근을 통해 창성장을 포함, 건물 다수를 매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목포가 이렇게 뜨거웠던 적이 있던가. 설 연휴, 목포시 대의동 거리는 게스트하우스 '창성장'과 '손소영 갤러리카페'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두 곳 모두 목포 내 '근대역사문화공간'으로 지정되기 전, 손 의원 조카들이 매입한 곳이다. 손 의원 목포 투기설의 발단이 된 곳이기도 하다.

인근 상가들은 '손혜원 특수'라며 목포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기고 있다. 창성장은 설 연휴 기간 객실 10개가 모두 예약됐고, 창성장에 머물지 못한 여행객들이 근처 숙박시설로 발걸음을 옮기며 상권이 활기를 띠었다. 목포시는 해당 거리에 임시관광안내소를 설치하고, 문화관광해설사와 공무원을 배치하는 등, 이번 기회를 목포 홍보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아울러, 문화재 거리 지도에 개별등록문화재를 표시한 관광객용 책자도 제작했다.

그런데도 손 의원의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부동산 매입을 둘러싼 논란은 끊이질 않고 있다. 손 의원은 투기 의혹에 대해 낙후지역 문화재를 보존하고, 죽어가는 도시를 재생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야당은 지역 문화재 등록 전후, 친인척을 동원해 해당 지역 부동산을 대거 매입한 일은 공직자로서 부도덕한 처신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목포를 뜨겁게 만든 손혜원. 그리고 그의 부동산 매입 배경에 대해 본지 정치경제부 데스크와 뉴스랩부 막내기자가 각자 자신의 의견을 나눠봤다.

◇'선의'는 면죄부가 될 수 있을까?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손혜원 의원이 23일 오후 자신이 매입한 목포 건물 부지에서 해명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손 의원은 자신의 나전칠기 박물관을 모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나경연 기자(이하 나): 저는 손혜원 의원이 건물을 구매한 목적이 중요하다고 봐요. 선의가 있다면 매입 행위가 정당성을 갖는 거죠. 문화재를 보존하고, 죽어가는 도시를 살리려고 한 것을 생각한다면 손 의원의 빌딩 매입은 아주 사소한 부분 아닐까요?

이재창 부장(이하 이): 글쎄. 인간은 선의만 좇지 않아. 그리고 모든 선의는 법 위에 존재할 수 없어. 선의보다 법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야. 아무리 좋은 의도라고 해도 법을 지키지 않았다면 잘못된 행위지. 만약 검찰에서 손혜원 의원의 목포 땅 투기 의혹이나 직권 남용 혐의를 유죄로 판단한다면, 손 의원은 그에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해.

나: 선의만 있다고 모든 것이 용인될 수는 없다는 말씀이시네요. 그렇지만 선의를 갖고 행동한 것들이 이런 식으로 정치인의 발목을 잡는다면, 아무도 이와 비슷한 일에 적극적으로 나설 사람이 없지 않을까요? 어떤 제재나 규칙에 걸릴 것이 두려워 시작조차 하지 않게 되는 부작용이 나타날 것 같아요.

이: 어쩔 수 없어. 아무리 선의라고 해도 정치인은 오해를 살만한 일을 해서는 안 돼.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이고, 그런 대표자는 행동 하나하나에 책임이 따르는 법이야. 이런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한다면 국회의원 자격이 없는 것이지.

나: 결과보다 과정이 더 반듯해야 한다는 말씀이시죠? 이정미 의원도 최근 비슷한 내용의 인터뷰를 했어요. 과정상 자신의 공무상 직위가 자신의 이해관계와 직결되지 않도록, 그것을 피해 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 의견과 비슷하신 것 같아요.

이: 당연하지. 국회의원은 엄연히 공직자고, 공직자는 공직자윤리법을 지켜야 해. 공직자윤리법에 보면 자신의 어떤 이해와 관련해서 공정한 직무 수행이 어렵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나와 있어. 공정한 직무 수행의 필요조건에는 정의로운 과정이 포함되겠지.

◇관련 제도 정비할 '골든타임'일 수도

▲손혜원 의원이 부동산을 집중적으로 매입한 목포 근대역사문화 공간을 찾는 관광객이 늘자, 전남 목포시는 갤러리카페 인근에 비닐 천막으로 목포 임시관광안내소를 설치했다. (연합뉴스)

나: 이번 사건을 통해 국민이 새삼 놀랐던 것이 이해 충돌과 관련해 국회의원을 처벌할 법적 조항이 없다는 사실이었어요. 특히, 국회의원이 김영란법의 이해충돌 조항 제외 대상이라는 것이 다시 조명받으면서 국회의원 특혜 논란이 일고 있어요.

이: 국민의 분노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 가장 도의적 책임이 중요시되는 공직자가 김영란법에서 제외됐다는 것은 문제이지. 그래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치인 이해 충돌에 관련한 제도와 법을 정비하는 것이 필요해. 공직자윤리법 같은 권고사항 말고, 진짜 법적인 틀을 마련하는 것이지.

나: 손 의원 논란과 함께 송언석, 장제원 의원도 이해충돌 의혹을 받고 있어요. 송언석 의원은 자신 소유의 땅과 건물이 있는 곳에 기차역을 만들려 했고, 장제원 의원은 모친이 이사장이고 친형이 총장인 학교를 콕 찍어 예산을 증액하려고 했다는 거죠.

이: 바로 그렇게 제시되는 문제들이 우리 사회를 더 나은 사회로 발전시켜주는 전환점이 되는 거야. 이해 충돌 처벌 제도를 어떻게 정비하고, 그 처벌 기준은 어떻게 어느 수위까지 할지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 민주주의 사회의 긍정적인 면이지.

나: 이해 충돌 부분도 있지만, '백지신탁'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어요. 국정을 다루는데 공정성을 기하도록 주식을 마음대로 사고팔 수 없게 하는 제도요. 부동산도 주식처럼 백지신탁을 도입하자는 의견이 대안으로 떠올랐어요.

이: 그 대안에는 반대야. 우리나라는 자유시장경제를 근간으로 하고 있어. 부동산을 그렇게 규제하는 것은 자유시장경제 원리에 맞지 않아.

나: 하지만 주식은 규제하고 있잖아요? 둘 다 사유재산인데 어떤 건 되고, 어떤 건 안 되면 형평성 문제 아닌가요?

이: 물론, 주식은 그렇게 하는데 부동산은 왜 안 되냐는 반박이 있을 수 있지. 하지만 주식과 부동산은 결이 달라. 주식은 공직자가 공무상 얻은 정보로 투자할 경우, 당장 혹은 단기간에 이해 충돌이 일어나면서 여러 사람이 피해를 볼 수 있어. 하지만 부동산은 그렇게 단기간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는 자산이 아니야.

◇목포 지역구 출마를 위한 포석?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2일 전남 목포시 창성장을 방문해 목포 시민들을 만났다. (연합뉴스)

나: 이번 논란으로 목포가 연일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어요. '손혜원 특수'라는 말이 생겼고, 벌써 한 해 후원금 한도인 1억5000만 원이 모여 후원 계좌도 닫았어요. 목포 내에서 손 의원 옹호 여론이 엄청나요. 얼마 전 나경원 의원이 목포에 내려갔다가 한 노인께 호되게 혼나는 모습도 이슈가 됐었죠. 그런데 이런 손 의원 행보가 목포 지역구 출마를 노린 것은 아닐까요?

이: 그렇진 않을 거야. 자기가 출마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고. 이번 사건으로 손 의원 인기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게 과연 목포 시민에게만 좋은 일일까? 각 지역을 개발하게 되면 그 지역만 좋은 것이 아니라 국가 전체에 이익이야. 서울 북촌, 서촌을 보존하는 것도 나라 전체를 보고 계획하는 것이지 서울만을 위한 결정은 아니잖아? 손 의원이 목포를 발전시켰다고, 반드시 목포에 출마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건 너무 앞선 추측이야.

나: 손 의원이 모든 것을 다 기부한다고 밝혔기 때문에 그것 또한 국가에 이익이 될 것 같긴 해요. 자신의 나전칠기 박물관 유물과 컬렉션을 전부 내놓겠다고 했는데, 그래도 아직 너무 많은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어요. 현행법으로 볼 때 명백한 차명 거래라든지, 손 의원 가족들이 매입한 건물 모두 정부가 문화재로 지정한 1.5km 거리에 포함돼 있다든지, 손 의원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민주당 간사 당시 목포 문화재 지정을 요청한 거라든지.

이: 그런 의혹들은 검찰이 규명해야 할 부분이겠지. 사실관계가 나오기 전까지 손 의원의 잘못이다, 아니다를 명확히 판단할 수는 없어.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번 논란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한 차원 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잣대를 정치인에게 들이대겠지. 너무 긍정적 전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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